은행권 연체율 10년래 최고…기업대출 확대에 건전성 관리 부담↑

시간 입력 2026-02-26 07:00:00 시간 수정 2026-02-25 17: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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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대출 부실 커지는데…생산적 금융 기조에 기업대출 확대 본격화
부실채권 정리에도 연체율 상승…은행권 연체율, 5년 연속 오름세

국내 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금리·경기 둔화 여파에 따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맞물려 은행권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간 균형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5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말(0.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2021년 말 0.2%대 초반 수준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최근 들어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4년 말 0.64%까지 올랐던 연체율은 2021년 0.21%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2022년 0.25% △2023년 0.38% △2024년 0.44% △2025년 0.50%로 4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등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기업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년 동기(0.50%) 대비 0.09%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가운데서도 중소기업에 내어준 대출의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2%로, 전년 동기(0.62%)보다도 0.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에는 0.09%포인트 오른 0.12%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년도와 동일한 0.38% 수준을 보였다.

문제는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있음에도 연체율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12월 한 달 동안에만 5조1000억원 규모의 연체 채권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2월(4조1000억원), 2024년 12월(4조3000억원) 대비 약 1조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했음에도 연체율 관리 부담이 커진 것이다.

부실채권 규모는 은행들의 충당금 규모보다도 더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평균 171.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04.3%)보다 32.5%p(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이처럼 생산적 금융 전환에 따른 기업대출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전성과 수익성 간 균형을 맞춰야 하는 딜레마 역시 현실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적 금융 전환에 따라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에도 점차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본격적으로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할 경우 기업대출 확대와 재무안정성 유지 간 불균형적 성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경기 사이클과 맞물려 늘어나는 기업대출 수요에 맞춰 생산적 금융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적정 연체율과 자본비율 등 재무안정성도 확보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2026년 국내 은행산업은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올해는 국내 금융산업의 근간인 은행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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