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는 줄이고 생보사는 늘고…보험업권 대손상각비 ‘온도차’
DB·롯데손보도 무게 덜어내…IFRS17 시대, 대손상각비가 실적 갈라

주요 보험사 대손상각비 증감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해보험사들이 대출채권 등에 대한 대손상각비를 큰 폭으로 줄이며 건전성 관리에 여유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최근 1년간 대손상각비를 360억원 가까이 감축하며 리스크 관리에 힘을 실었다.
대손상각비는 차주에게 빌려준 대출금 가운데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한 비용을 의미한다. 즉, 차주의 상환 능력 악화로 돌려받지 못한 금액을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한 규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대손상각비는 2025년 9월 말 기준 1217억원으로, 2024년 9월 말(2047억원)보다 830억원(40.5%)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743억원에서 383억원으로 360억원(48.4%) 줄였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특별한 요인이 있다기보다는 정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변동”이라며 “2024년에 충당금을 비교적 많이 적립했고, 2025년에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롯데손보는 296억원에서 20억원으로 276억원(93.2%) 줄였고, DB손보는 381억원에서 228억원으로 153억원, 코리안리는 76억원에서 16억원으로 60억원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지난해까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위험 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상각을 진행했거나, 대출 포트폴리오를 우량 자산 중심으로 재편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대손상각비 감소는 부실대출이 줄었거나, 이미 비용 처리를 마쳐 추가 상각 부담이 낮아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회계상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실적에는 긍정적 효과로 작용한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같은 기간 국내 생보사 전체 대손상각비는 2777억원에서 2873억원으로 95억원(3.4%) 증가했다.
교보생명은 440억원에서 669억원으로 228억원(51.7%) 급증했고, 흥국생명은 565억원에서 704억원으로 139억원 늘었다. 메트라이프는 2억원에서 75억원으로 73억원 증가했으며, 삼성생명도 354억원에서 404억원으로 50억원 확대됐다. 업계는 경기 둔화 여파로 가계대출과 보험계약대출에서 연체 및 부실이 늘면서 대손상각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손상각비 증가는 회수 불가능 채권이 늘었다는 의미로, 투자영업이익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손익뿐 아니라 투자손익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대손상각비는 투자손익을 직접적으로 깎는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이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상각을 통해 연체율을 낮출 수 있지만, 부실 규모가 클수록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진다”며 “당분간 보험사 경영에서 건전성 관리 역량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은 2024년 9월 말 0.62%에서 2025년 9월 말 0.81%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비율도 0.71%에서 0.98%로 0.27%포인트 올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25년 9월 말 기준 건전성 지표가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대출채권 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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