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상승에 카드사 조달 부담 확대…해외 ABS·김치본드로 돌파구

시간 입력 2026-03-09 07:00:00 시간 수정 2026-03-06 17: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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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여전채 금리↑
증권가 “기준금리 동결, 올 한해 동안 기조 지속될 것”
카드업계, 해외 ABS·김치본드 등 조달 다각화 속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카드업계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여전채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각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다각화를 꾀하며 비용 부담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여전채 금리(3년물, AA+ 기준)는 3.70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983%)보다 0.721%p(포인트) 오른 것으로, 불과 석 달여 전인 12월 31일(3.370%)보다도 0.33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2%대 수준에서 횡보했으나, 계속되는 금리 동결에 11월 들어 3%대에 진입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으며 최근 며칠새 0.2%포인트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한해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며 여전채 금리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월 말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전원의 의견이 일치하며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6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택한 것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한은의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점도표)’ 또한 동결 기조를 대변했다. 총 21개의 점 중 대다수인 16개의 점이 6개월 뒤 기준금리 역시 2.50%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찍힌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한은이 금리 동결 기조를 길게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한은 입장에서 물가 등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상과 인하 모두 무리하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골자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적어도 올 연말까지 현행 2.50%에서 동결될 것”이라며 “금융안정(부동산, 환율)까지 고려해야 하는 한국은행이 연중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 오히려 내년 성장률 둔화를 확인한 이후가 인하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도 “2026년 기준금리 2.50% 유지를 전망한다”며 “한은 입장에서 인상과 인하 모두 무리하게 가져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중동발 지정학적 변수까지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국채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의 비용 부담이다. 카드사들의 경우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카드사의 단기어음(CP) 비중은 줄어든 반면 여전채 의존도는 높아졌다. 특히 지난 2021년 이후 여전채 발행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며 현재 전업 카드사들의 여전채 발행 비중은 72% 정도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카드채의 만기 도래 구간에 진입한다는 점도 카드사의 비용 부담을 부추기는 요소다. 이미 카드사의 수익성이 쪼그라든 만큼, 조달비용 규모까지 커질 경우에는 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전채의 경우 수요 부족 등으로 인해 여전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상승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누적 이자비용은 총 3조54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4262억원)보다 3.35% 증가한 수준으로, 5년 전인 2021년 3분기(1조4150억원)보다는 138.7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27% 감소한 1조7977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의 실적 부진은 카드사의 신용등급 인하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곧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코스트가 급격하게 증가해 수익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만기가 돌아오는 차환비용이 증가해 향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악순환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카드사들은 조달 채널 다각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최근 미화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652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ABS는 소시에테제네랄 단독 투자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15년 만에 김치본드 발행 재개에도 나섰다. 김치본드는 국내외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이다. 지난 2011년 원화 환전 목적 김치본드에 대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투자가 제한된 이후 시장에서 발행이 중단됐으나, 현대카드가 지난 1월 2000만달러(한화 약 294억원) 규모의 김치본드 발행에 나서며 다시금 활기를 띠게 됐다.

KB국민카드 역시 1억3000만달러(한화 약 1875억원)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금번 김치본드는 경우 2년 만기 단일물로, 발행 금리는 같은 만기의 국내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보다 소폭 낮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이자비용의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고금리 시절 발행했던 채권 물량도 다수 남아 있어 조달비용 부담도 상당한 실정”이라며 “상황이 이런 만큼 카드사들은 국내외 경제여건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만기구조를 다양화하거나 장기화하고 있으며, 국내외 ABS와 해외채 등 조달 수단과 투자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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