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성 이사 비중 17.5% 터치…자산 2조 이상 상장사 특례 효과
삼성그룹 이사회는 ‘슬림화’…삼성전자 이사 수 10명→8명으로 축소

주요 보험사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중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주요 상장사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중이 매년 꾸준히 상승하며 20%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가 최근 현장에 안착하면서, 보수적이었던 금융권 이사회에도 거센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14일 CEO스코어데일리와 기업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 중 지난 2월 27일까지 정기주주총회 공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상장사의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중은 2023년 14.3%에서 2026년 17.5%로 3.2%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여성 이사 인원 수 역시 134명에서 165명으로 31명(23.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가 특정 성(性)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100곳 중 KCC를 제외한 99곳이 여성 이사를 선임하며 법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중에서 보험 업계를 살펴 보면 삼성생명은 2025년 14.3%에 불과했던 여성 이사 비중이 2026년 33.3%로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조사 대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DB손해보험 또한 2023년 20.0%에서 2026년 22.2%로 비중을 확대하며 다양성을 확보했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여성 이사 비중을 2023년 28.6%에서 2026년 16.7%로 11.9%포인트 줄였다. 한화생명은 여성 이사 비중을 2023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14.3%로 유지했다. 이는 각 사의 경영 상황에 맞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의 경우 그룹 차원의 이사회 ‘슬림화’ 과정에서 정원이 줄어들며 비중이 자연스럽게 조정됐고, 한화생명은 법적 가이드라인(여성 이사 1인 이상)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사회 운영의 연속성을 우선순위에 둔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이사회의 규모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10명(사외이사 6명)이었던 이사 수를 2026년 8명(사외이사 5명)으로 2명 줄였으며, 삼성물산과 삼성SDI 역시 각각 2명씩 이사 수를 축소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도 각각 1명씩 인원을 감축하며 의사결정 구조를 간결화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사외이사의 출신 배경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여전히 학계 출신(35.0%)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2023년 40.6% 대비 비중은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재계 출신(19.5%→22.3%)과 정·관계 출신(15.9%→18.5%) 비중은 소폭 상승하며 실무 경험과 대관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됐다.
다만 이사회 다양성 확대가 자산 규모에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 30곳 중 절반이 넘는 16곳(53.3%)은 여전히 이사회 내 여성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성이 있는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여성 이사 영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이사 선임이 단순한 법적 규제 이행을 넘어 ESG 경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제는 숫자 채우기를 넘어 여성 이사들이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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