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경계’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긴축 기조 이어질 가능성

시간 입력 2026-03-23 17:30:16 시간 수정 2026-03-23 17: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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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글로벌 불확실성 속 ‘금융안정형 총재’ 카드
가계부채·자산시장 경계 강화…스태그 위기 속 통화정책 시험대

신현송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산 버블 경계와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매파적 성향의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당분간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금리 인하 시점 역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중동 사태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최근 국내외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어 국제 금융과 거시경제에 정통한 인물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지명 배경으로 설명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금융안정과 대외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위기 대응형’ 인사가 필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신 후보자는 학문적 깊이와 실무적 통찰력을 모두 갖춘 국제금융·거시경제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라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뉴욕 연방준비은행 등에서 활동해 왔다. 2014년부터는 동양인 최초로 국제결제은행(BIS) 경제고문 겸 조사국장을 맡아 글로벌 금융정책 연구를 이끌어 왔다.

특히 2005년 잭슨홀 미팅과 2006년 IMF 연차총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8년)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경고하며 국제 금융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울러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재직하며 국내 정책 경험도 쌓았다. 당시 신 후보자는 외화 유출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정책’을 설계하는 데 관여했다.

신 후보자는 그동안 금융·경제 버블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만큼 전반적으로 매파적 성향의 인물로 평가된다. 또한 오랜 기간 BIS에서 활동해 온 이력에 비춰볼 때 중앙은행 출신 인사들과 유사한 시각을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안정을 중시하고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감이 큰 만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인식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발언을 보면 인플레이션 대응에서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 왔고 기대 인플레이션의 앵커링(anchoring)을 중요하게 봐 왔다”며 “물가가 고착화되기 전에 예방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자산 버블에 강한 경계심을 가진 신 후보자가 한국 통화정책을 책임질 새 조타수로 지명된 만큼 당분간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재 중동 전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신 후보자는 물가와 성장, 외환시장 안정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며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고, 반대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금리 동결을 장기화할 경우 물가 불안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후보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 리스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후보자는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경제가 당면한 여러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주요국 통화·재정 정책이 우리 경제의 상·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는 가운데 최근 중동 정세까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 운영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창용 현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는 다음 달 20일까지다. 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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