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외화 LCR 175%, 환율 변수에 긴장…하나은행 가장 안정적

시간 입력 2026-03-24 17:47:11 시간 수정 2026-03-24 17:47:11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유가 상승·달러 강세 이중고…원·달러 환율 압박
4대銀, 외화 LCR 규제 상회…조달 환경 악화 우려
1500원대 환율에 부담↑…신한은행 개선폭 가장 커

국내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지표가 규제 수준을 크게 웃돌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맞물리면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외화 조달 여건이 점차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 175.5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172.80%)보다 2.73%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외화 유출에 대비해 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고유동성 외화 자산의 비율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달러(USD)를 중심으로 유로(EUR), 엔(JPY), 위안(CNY) 등 주요 통화를 함께 확보해 외화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외화 LCR이 전년 대비 36.11%포인트 상승한 184.96%로 개선 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은 전년보다 2.2%포인트 오른 157.03%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전년(203.22%)보다 3.66%포인트 하락한 199.56%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전년(184.29%) 대비 23.73%포인트 하락한 160.56%로 나타나며 하락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외화 LCR이 높을수록 단기 외화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화 유동성 확대 요인으로는 △고유동성 자산 확대 △환율 변동성 대응 △금융시장 불안 대비 △외화 LCR 규제 기준 충족 등이 꼽힌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의 외화 LCR을 8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외화 조달 환경에 대한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일보다 22.1원 내린 1495.2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500원 안팎까지 치솟으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19일 1501.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15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1500원대 흐름을 이어가다 23일에는 1517.3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9일 종가(1549.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한 배경에는 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전체 에너지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가운데 약 12%가 한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원·달러 환율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외화채 발행 등 은행권의 해외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현재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외화 유동성 지표에도 점진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충격보다는 장기간 누적되는 부담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장 외화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은행권의 외화 건전성에도 점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급격한 외화 예수금 인출이나 외화 차입금 상환 요청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와 외화 LCR 관리, 만기별 자산·부채 구조 점검 등 유동성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도영 예금보험공사 연구원은 “최근의 환율 변동성 확대는 은행업권에 수익성 저하와 유동성 관리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안겨줄 수 있다”며 “특히 순외화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에서 환율이 지속 상승할 경우, 당기순이익 감소는 내부 유보 축소로 이어져 대손충당금 적립 여력 및 자본 적정성(BIS비율)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은행 차원에서는 외화 포지션에 대한 한도 관리와 헤지 전략을 재점검하고, 단순한 만기 매칭을 넘어선 보수적인 관점의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외환손익 민감도가 높거나 단기 조달 비중이 높은 경우, 외화 자금 조달 구조의 장기화 및 다변화를 통해 대외 충격에 대한 흡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