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T서비스 개발 붐 꺾였나…개발비 4년만에 감소

시간 입력 2026-03-28 07:00:00 시간 수정 2026-03-27 16: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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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 증권사 작년 개발비 지출 3526억원…전년 대비 1.6% 줄어
KB·한투·NH 등 대형사 줄고 IBK·유안타·다올 등 중소사는 늘어

지난 2021년 이후 매년 빠르게 증가해 온 증권사의 개발비 지출이 지난해 들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비는 증권사가 신규 IT 시스템 구축과 디지털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이다. 최근까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개발비 투자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지난해에는 일부 대형사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전체 규모가 다소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그동안 가장 많은 개발비를 집행해 온 KB증권을 비롯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개발비 지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개발비를 늘리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 내 IT 투자 전략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개발비를 공시한 22개 증권사의 총 개발비는 3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585억원) 대비 1.6% 감소한 수준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발비를 확대해 왔던 대형 증권사들의 투자 속도가 다소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개발비를 지출해 온 KB증권은 지난해에도 885억원을 투입하며 증권사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전년(1032억원)과 비교하면 14.2% 감소했다.

다만 KB증권 측은 공시상 개발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뿐 실제 IT 투자 규모 자체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공시 기준상 개발비가 감소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개발 투자 자체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공시된 개발비는 신규 투자금액에서 감가상각비가 차감돼 반영되는 구조로, 과거 투자했던 대형 IT 프로젝트들의 감가상각이 진행되면서 순 개발비(신규 개발비-감가상각비) 규모가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고, 투자 규모 자체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 회계적 반영 방식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증권은 430억원에서 395억원으로, NH투자증권은 176억원에서 159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93억원에서 159억원으로 각각 개발비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공시됐다.

증권사의 개발비는 디지털 전환 기조와 맞물리며 지난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실제로 전체 개발비 규모는 2021년 1719억원, 2022년 2421억원, 2023년 3275억원, 2024년 3585억원으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토큰증권발행(STO)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등에 증권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관련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도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에서 주요 현안이 겹치면서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자 업계 역시 추가 투자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동안 진전을 보이지 못하던 STO 법제화는 올해 1월에야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전년 대비 개발비 지출을 확대했다. IBK투자증권은 66억원에서 91억원으로, 유안타증권은 86억원에서 89억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18억원에서 23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투자 규모 자체는 대형사 대비 적지만, IT 투자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 흐름의 수혜가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에 집중된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로 인해 증권사 간 실적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 신규 리테일 사업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STO와 가상자산 등 신사업 분야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서정학 대표가 ‘디지털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IBKS Wings’를 출시했으며,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위한 내부 준비도 진행 중이다.

유안타증권 역시 지난해부터 STO와 가상자산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디지털자산 TF’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영전략본부 내 ‘AI 전략’ 파트를 신설해 인공지능 기반의 사내 업무 효율화와 고객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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