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나프타 대란, 석화업계 ‘비상모드’…“NCC 멈추면 전방위 산업 ‘연쇄 타격’”

시간 입력 2026-03-27 07:00:00 시간 수정 2026-03-26 17: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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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고갈 대비, 비상모드 가동…여유분 가동 전략 ‘긴축’
석화업계, 가동률 조정·정기보수 앞당기며 위기관리
원자재 가격 상승 현실화…판가 인상 ‘도미노’ 우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원유 공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나프타 수급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당장,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이미 나프타 공급 부족(쇼티지)에 대한 우려로 비상상황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재는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추가 물량 확보가 막힐 경우 중소·중견 기업을 시작으로 대기업까지 생산 차질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나프타 공급 차질에 대비해 공장 가동률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존에 확보된 여유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공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지난 9일 톤당 1009달러를 돌파하고, 현재까지도 톤당 110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동전쟁으로 나프타를 추가로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운임비 상승은 물론이고 어려운 수급 상황에 따른 판가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한 기업들이 기존 여유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비상 가동체제에 돌입했다. 

LG화학은 여수산단 내 NCC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나프타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1공장만 가동해 생산 효율성을 집중시킨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도 예정된 여수 공장 정기보수 일정을 당초보다 앞당겨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나프타 수급 차질로 NCC 가동이 중단되는 극한 상황이 발생하면,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재, 타이어, 전자기기 부품 등 전방 산업에 파급이 불가피 하다 . NCC에서 생산된 에틸렌·프로필렌·C4 유분 등 기초 유분은 합성수지·합성섬유·합성고무의 핵심 원료로, 생산 감소 시 전방 산업의 제품 생산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미 NCC 가동 축소로 중소·중견 기업은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NCC 가동률 조정으로 총 생산량이 줄었고 기초 화학 소재 공급 축소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설문조사에 응답한 37개사 가운데 92.1%에 달하는 플라스틱 기업이 원료 공급사로 부터 가격 인상 통보를 받았으며, 나머지 기업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연합회에 따르면 비닐봉지, 랩, 택배 포장재, 생수병 등 일상용품에 주로 쓰이는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은 3월 들어 톤당 20만원씩 공급가가 올랐고, 4월부터는 40만원씩 오를 수 있다는 공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가 아닌 만큼, 국제 가격이 오르면 판가가 상승하고, 판가 전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나프타 공급 문제로 발생할 우려를 감안해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우선 정부는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추진하고 대체 수입에 따른 추가 비용을 전쟁 추경 예산에 반영해 기업들을 뒷받침 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더해, 긴급 수급 조정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기업들이 러시아산 나프타를 들여올 수 있도록 확인작업을 진행중이다. 일부 기업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며 경제성과 물류 여건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중동 상황 관련한 에너지분야 공급망 현황 일일 브리핑에서 “현지 대사관과 재정경제부가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 달러 이외의 통화로 결제가 가능하고, 2차 제재 적용도 없다는 내용을 확인받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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