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상각 영향에 카드사 연체율 개선세
KB국민카드·신한카드, 건전성 관리 효과 ‘뚜렷’
혼자 거꾸로 간 롯데카드…연체율 2%대 ‘유일’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이 소폭 하락하며 외형상 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주의 상환 여력 회복보다는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각(회수가 어려운 빚을 장부에서 털어내는 방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한 채권이 연체된 영향으로 전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2%대를 넘어서는 등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평균 1.3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6%) 대비 0.04%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연체율 개선폭이 두드러진 곳은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였다. 두 카드사의 연체율은 1년 새 각각 약 0.3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카드는 건전성 관리 강화 노력에 힘입어 연체율이 1% 아래로 내려갔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97%로 집계됐다. 연체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업계 전반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부담,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구조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KB국민카드는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와 사업 구조 전환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전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역시 유사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18%로, 전년 동기(1.51%) 대비 0.3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74%로 전년(1.87%)보다 0.13%포인트 개선됐으며, 삼성카드는 0.06%포인트 낮아진 1.00%를 기록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2.11%로, 전년 동기(1.64%)보다 0.47%포인트 올랐다. 전체 카드사 가운데 연체율이 2%를 넘은 곳은 롯데카드가 유일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3월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관련 채권이 연체됨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했다”면서도 “다만 직전 분기(2.35%)보다는 감소 추세이며, 홈플러스 관련 채권을 제외하면 2.00%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전반의 고금리 기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채무 상환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신용 구제 신청이 증가하는 등 차주의 상환 여력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량을 강화해 불안정한 외부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리스크 관리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자산 건전성 안정적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와 현대카드 역시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1.53%로 전년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으며, 현대카드는 0.01%포인트 오른 0.79%를 기록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카드사 연체율은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분기 1.57%까지 상승했던 연체율은 △2분기 1.52% △3분기 1.44% △4분기 1.32%로 분기마다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번 연체율 개선은 차주의 상환 능력 회복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각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부실 축소보다는 상각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고 대손비용 부담을 조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차주의 상환 여력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체율이 민감한 지표로 부각된 만큼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상각해 지표를 관리하고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수 가능한 수익을 포기하고 연체율을 낮출지, 부실채권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회수할지 여부는 각 사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다만 업계 전반에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는 만큼 유사한 대응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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