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총 10조 금양, 결국 상폐 수순…배터리 불황 장기화, 재무체력 ‘시험대’  

시간 입력 2026-05-21 18:03:35 시간 수정 2026-05-21 18:03:35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공격적인 투자 금양, 상폐 위기 현실화
배터리 업계, 투자 부담·수주 변수 확대
생존 가를 현금 확보·재무건전성 경쟁

부산 기장에 위치한 금양 드림팩토리2 공사 전경. <사진=금양>

배터리 호황기 시절 시가총액 10조원에 육박했던 금양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공격적인 투자 확대 이후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기가 현실화됐다. 업황부진이 장기화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기술력과 수주 경쟁력 뿐만 아니라 불황기를 버텨낼 수 있는 재무적인 체력이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금양이 오는 26일까지 상장폐지 예고기간을 거쳐 27일부터 7거래일간 정리매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금양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2024~2025년 외부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을 거절 당한 사유를 심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양은 지난 2년간 한울회계법인과 신한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지난 2024년 한울 회계법인은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회사의 지속적인 투자유치 및 공장 완공 후 이를 담보로 한 자금조달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 체결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양은 지름 46mm인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워 부산 기장 내 공장 건설에 나섰다. 문제는 공장을 짓기 위한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양은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법인으로부터 40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자금 납입이 수차례 연기됐다. 결국 부산 기장 공장 부지는 공사대금 미납으로 강제경매 개시 결정을 받았다.

금양은 제3자 배정 또는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긴급 자금을 마련해 강제경매개시를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신규 자금 조달 없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회계법인은 지난 2025년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작년 연말 기준 연결 감사보고서 상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712억1800만원 초과하고 있으며, 영업손실은 446억6100만원, 당기순손실은 690억4200만원으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금양 상장폐지 사례는 개별 기업 이슈가 크지만, 배터리 업계 부진이 장기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취약한 기업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배터리 업계가 선제적인 투자로 인한 부채 부담이 큰 만큼, 장기간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악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대규모 설비 투자와 북미 생산기지 확대에 나선 국내 배터리 기업들 역시 재무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회사별로 큰 과제를 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및 포드 등과 공급 계약을 종료했고, 삼성SDI는 GM과 합작공장 투자 지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K온도 닛산과의 공급 계약 재검토 이슈 등이 제기되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악재와 투자 지연이 발생할 경우, 재무력이 취약한 기업들은 생존위협에 내 몰릴 수 밖에 없다. 

현재 부채비율 기준으로 살펴보면, 삼성SDI가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 부채비율은 79%로 유일하게 100%를 밑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부채비율은 각각 140%, 258%에 달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