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흑자 전환하며 신한 제쳐
전쟁 발발 등 글로벌 불확실성 속 선전
카드업계, 신흥시장 중심 성장동력 확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해외법인 실적이 올 1분기 일제히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적자를 내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B국민카드가 불과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신한카드를 밀어내고 글로벌 순익 1위 자리를 꿰찼다. 전쟁·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현지 밀착 전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4개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우리카드)의 올 1분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총 229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5억8300만원)보다 247.88% 증가한 수준이다.
4개 카드사의 글로벌 실적은 일제히 증가한 가운데, 특히 KB국민카드의 개선폭이 두드러졌다. KB국민카드가 두고 있는 3개의 해외법인은 올 1분기 총 94억4000만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12억6700만원의 적자를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1년 사이 107억7000만원(845.07%)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태국 법인인 KB J 캐피탈이 성적을 견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KB J 캐피탈의 올해 1분기 순익은 113억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71억3200만원)보다 58.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 법인인 KB대한특수은행 역시 순익이 큰 폭 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 법인의 1분기 순익은 16억6700만원으로, 전년 동기(-15억9200만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반해 인도네시아 법인인 KB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는 올해 1분기 35억54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68억700만원)보다는 적자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B국민카드가 진행해 온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향후 △법인별 수익성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 △조직·프로세스 효율화 추진 △리스크관리 고도화 △표준화된 관리 프레임 구축 △내부통제 강화 통해 흑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전쟁과 무역 분쟁 등 글로벌 환경 변화로 동남아 국가의 경기 침체가 지속됐다”면서 “고객 실질소득 또한 감소해 진출국의 금융환경 악화와 신용리스크가 확대됐지만,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글로벌 합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해외 법인의 수익성 회복과 지속 가능한 내실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으로,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통한 점진적 성장 추진이라는 관점에서 법인별 진출국의 상황에 맞는 경영 과제를 선정해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KB국민카드는 1년 만에 글로벌 실적 꼴찌에서 4개 카드사 중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지난해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지켰던 신한카드는 순익이 20억원 남짓 늘어나는 데 그치며 2위로 물러서게 됐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가 두고 있는 4개의 해외법인은 올 1분기 총 94억100만원의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73억3700만원)보다 28.13% 증가하는 데 그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가장 큰 규모의 순익을 냈던 카자흐스탄 법인 신한파이낸스의 순익이 전년 대비 되레 줄어들며 발목을 잡았다. 신한파이낸스의 1분기 순익은 25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35억700만원)보다 26.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파이낸스의 경우 아스터오토와의 협력관계 유지, 제휴처 다변화를 통해 신차 취급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형 딜러 영업망 강화를 통한 우량자산을 선점 중”이라면서 “특히 물가 이슈 등에 따른 자금조달 시장 고금리 기조 유지를 통해 한시적 성장목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니 법인과 베트남 법인의 순익은 전년 대비 각각 68.43% 증가한 21억2900만원, 52.88% 늘어난 48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법인리스 중심 자산 성장과 연체 관리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베트남 법인 역시 영업 구조 혁신과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얀마 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경우에는 적자가 지속됐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적자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절감, 채권회수 총력 등 효율적인 운영을 진행한 결과다. 특히 신한카드는 7월경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증자를 완료할 계획으로, 이후 무차입경영체제 전환을 추진해 본격 성장 궤도에 오른다는 방침이다.
한편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해외법인 역시 전년 대비 성장세를 거뒀다. 먼저 롯데카드의 경우 베트남 법인을 통해 14억1700만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억900만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성장한 수준이다. 우리카드가 두고 있는 2개의 해외법인 역시 221.53% 급증한 26억4300만원의 성적을 보였다.
이는 전쟁 발발 등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각 카드사가 그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내실을 쌓아온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전쟁의 당락이 아직 나눠지지 않은 만큼, 향후에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카드사의 글로벌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러·우전쟁 장기화와 중동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나, 경제가 성장 중인 국가들을 중심으로 신사업 진출,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 국내 카드사 해외법인들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동남아시아 등 주요 진출국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점과 디지털 금융 인프라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도 신흥국 중심의 금융 수요 증가로 성장 기회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가별 규제와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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