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협상에 유가 하락세
호르무즈 재개방 등 불확실성 해소
수급 정상화 기대 속 역래깅 우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요 에너지 시설 피격 등으로 고조됐던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15일 종전 양해각서를 공개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브렌트유 8월물은 배럴당 8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배럴당 80달러까지 각각 4~5% 하락했다. 이는 전쟁 장기화 우려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시기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특히 나프타 수급은 비상이 걸렸다. 나프타는 석화 산업의 핵심 원료로, 국내 석화 업체들은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에틸렌, 프로필렌은 대표적인 범용 석유화학 제품으로 비닐봉지, 플라스틱 용기,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섬유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사용된다.
해당 제품들을 만들기 위한 핵심 원료인 나프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급등하면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톤당 608달러에서 3월 톤당 1018달러, 4월 1063달러까지 상승했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국제 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과 함께 4억 배럴 규모의 비상 석유 비축량 공동 방출을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방출 물량의 5.6%인 2246만 배럴을 배정받았으며, 정유사의 민간 비축 의무를 기존 40일에서 20일로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합의 이행에 동참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종전 합의를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요 에너지 시설 피격 우려가 완화되면서 나프타 수급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원료 확보 부담이 줄어들고 가격 변동성 역시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개선 여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업계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낮은 가격에 확보한 원료를 바탕으로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 덕분이다.
문제는 유가가 급락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중동 전쟁으로 고가에 확보한 원료가 제품 생산에 실제 투입되는 시점에는 제품 판매 가격보다 투입 원가가 높아지는 이른바 역래깅 효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한 나프타 구매 가격이 2분기부터 제품 생산에 실제로 투입되면서 투입 원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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