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
LS·대한, HVDC 수주 경쟁 격화
해저케이블·포설선 투자 이어가

(왼쪽)LS전선 동해 사업장과 대한전선 당진케이블 공장 전경. <사진=각사>
글로벌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로 국내 전선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최근에는 해저케이블 사업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동해안-수도권 HVDC(초고압직류송전) 2단계 사업 구간을 서로 양분하면서 각축전이 한창이다. 핵심 전력선 구간을 맡은 두 회사는 각각 1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HVDC 케이블은 교류(AC)전력을 직류(DC)전력으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케이블이다.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적고 기존 교류 방식보다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적합하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HVDC 케이블이 차세대 전력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HVDC 케이블 시장이 지난 2018년 1조8000억 원대에서 오는 2030년에는 약 41조 원 규모로 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S전선은 이미 오래전부터 HVDC 투자에 나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리더십을 구축한 상황이다. 특히 LS전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 및 지중 HVDC 사업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진도, 제주–완도, 북당진–고덕, 동해안-신가평 등 국내 HVDC 케이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LS전선의 강점 중 하나는 턴키 수주다. 턴키 수주는 케이블 조달, 설치 그리고 유지보수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설치뿐 아니라 유지보수 차원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 고객사 입장에서 이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LS전선은 해외에서도 독일 테넷(TenneT)이 추진하는 7조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사업에서 단일 공급사 기준 최대인 약 3조원 규모의 계약을 확보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했다.
대한전선도 슈퍼사이클 기조 속에서 HVDC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지난 2024년 미국에서 진행되는 320kV급 HVDC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동해안-수도권 2단계 사업에서는 약 86km 규모의 500kV HVDC XLPE 케이블 시스템 공급과 설치를 맡게 됐다.
두 회사는 해저케이블 분야에서도 불꽃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포설선을 건조했다. 해당 선박의 케이블 적재 용량은 1만3000톤에 달한다. 해당 선박은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고사양 장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 단 3척만 운항 중인 고사양 선박이다.
LS전선은 약 2년 여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양산을 시작할 미국 LS그린링크 해저케이블 사업장과 연계해, 설계부터 생산, 시공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턴키 수주 체계를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대한전선도 해저케이블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나섰다. 대한전선은 1만톤급의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Cable Laying Vessel) ‘스칸디 커넥터’(Skandi Connector)호를 인수한다.
해당 선박은 현재까지 총 27개 프로젝트에 투입돼 약 1300km의 해저케이블을 포설,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성과 시공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한 평저형(Flat Bottom) 선체를 갖췄으며 오는 8월 국내에 인도될 예정이다.
양사간 경쟁은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두고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LS전선과 이번 사업을 통해 해저케이블 시공 역량을 강화해 나가려는 대한전선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AI 시대 전력수요 확대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전선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큰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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