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총액 53% 감소…상장 기업 수도 전년보다 23개 줄어
NH‧삼성증권만 전체 공모총액 60.9% 차지…상위 주관사 쏠림현상

증권사 IPO 상장 주관 공모총액.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형 증권사의 딜 독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공모주 시장은 상장 심사 기준 강화 등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된 가운데, 제한된 물량마저 대형 증권사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올해 공모총액은 1조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2960억원과 비교하면 53.44%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 수도 15곳으로, 지난해 38곳보다 크게 줄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동전주 퇴출을 위한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중복 상장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IPO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IPO 딜 자체가 감소한 가운데 대형 증권사 중심의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대 증권사가 주관한 공모총액(주관·공동주관 중복 집계)은 1조7477억원으로 전체의 82.6%에 달했다. 이는 2023년 78%, 2024년 57%, 2025년 72.2%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위 3개사 비중 역시 69.9%로 전년 36.6%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올해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존재감이 특히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은 8건의 IPO를 주관하며 공모총액 679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시장의 32.1% 규모다. 삼성증권은 주관 건수는 2건에 그쳤지만 공모총액은 6087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28.8%에 달한다. 두 회사가 차지한 비중만 60.9%로, 사실상 양강 체제를 형성한 셈이다.
이는 IPO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주관 건수 경쟁에서 대형 딜 확보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증권은 주관 건수 기준으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보다 적었지만 공모총액 기준으로는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5건을 주관했음에도 공모총액은 1898억원, 1436억원에 머물렀다.
그 밖의 주요 증권사 IPO 실적은 △대신증권 1316억원 △KB증권 1261억원 △하나증권 1107억원 △신한투자증권 811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서는 유진투자증권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실적을 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기준 2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446억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했다.
IPO 시장의 활력은 전년 대비 크게 둔화됐지만 대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시장이 확대될 때는 주관 기회가 여러 증권사로 분산되지만, 시장이 위축될 경우 투자자 모집 능력과 기관 네트워크가 강한 대형사로 대형 딜이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전체 공모 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형사가 우량 기업과 중대형 딜을 선점하면 중소형사는 리그테이블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공모주 시장 회복 여부와 별개로 주관사 간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네트워크와 리서치 역량, 기관투자자 세일즈 조직, 상장 이후 주가 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형사 편중 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대형 증권사는 대형 딜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스팩(SPAC)과 코스닥 중소형 딜, 특정 산업군 특화 전략 등을 중심으로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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