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연비 생각보다 괜찮은데?”…아우디 신형 A5 40 TFSI

시간 입력 2026-06-26 16:15:18 시간 수정 2026-06-29 17: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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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완전변경…내연기관 전용 PPC 플랫폼 첫 적용
공인 10.8km/L 밑돌던 우려, 실주행 12km/L로 뒤집어
커진 체급에 A6급 실내까지…6000만원대 가격 경쟁력도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는 구형 A4의 후속이다. 아우디가 내연기관 차량에 홀수 모델명을, 전기차에 짝수 모델명을 붙이는 새 작명 규칙을 도입하면서 A5라는 새 간판을 달았다. 단순한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내연기관 전용으로 새로 설계한 PPC(Premium Platform Combustion) 플랫폼을 처음 얹은 모델이란 점에서 다른 모델들과는 차별화된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당분간 끌고 가겠다는 아우디의 의지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수입차 시장의 필수 관문으로 꼽히는 중형 세단은 판매량과 브랜드 이미지가 걸린 격전지다. 이 시장을 양분해 온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 사이에서 아우디 A4는 줄곧 밀렸고, 8년을 버티는 동안 경쟁 구도는 더 굳어졌다. A5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굳은 판을 흔들려는 차다. 시승차는 국내 판매 가격 6771만원의 A5 40 TFSI 콰트로 S-라인 블랙 에디션이다. 사흘간 도심과 고속도로, 와인딩 코스를 거치며 약 200km 구간을 달렸다.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신형 A5를 처음 마주했을 때 낮고 길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 전장이 이전 세대 대비 65mm 늘어난 4835mm에 이른다. 경쟁 모델인 BMW 3시리즈의 전장(4715mm)보다 120mm 길다. 같은 세그먼트(차급)로 묶기에는 체급이 한 단계 위에 있는 셈이다.

전면은 와이드한 싱글프레임 그릴 위에 납작한 아우디 링이 자리를 잡아 한층 정돈됐다. 블랙 에디션 전용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좌우로 길게 이어진 일체형 디지털 OLED 테일램프는 최신 트렌드를 따르면서 야간에는 확실한 존재감을 낸다.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쿠페처럼 흘러내리는 루프라인 끝에는 뒷유리가 함께 열리는 리프트백 스타일의 테일게이트가 있다. 세단의 단정함과 해치백의 실용성을 모두 담은 모습이다. 윈도우 라인과 사이드미러 하우징, 후면의 엠블럼과 모델명을 검게 덮어 포인트를 줬다. 매끄럽게 묻힌 매립형 도어 핸들과 블랙 에디션 전용 20인치 대구경 휠은 측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차 문을 열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디스플레이가 가로로 흐른다. 디지털 스테이지라는 콘셉트 아래 11.9인치 버추얼 콕핏과 14.5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 10.9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나란히 배치돼 깔끔하다. 마감은 윗급인 A6를 넘본다. S 로고를 새긴 스포츠 시트와 스테인리스 스틸 페달이 고급감과 스포티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우디 세단 중 처음 적용된 스위처블 파노라믹 루프는 선루프 이상의 만듦새를 보여준다.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공간은 신형 A5의 무기다. 휠베이스가 2892mm로, A6와의 차이는 3cm 수준이다. 그 덕에 뒷좌석 무릎 공간은 3시리즈와 C클래스를 앞선다. 다만 앉은키가 큰 성인이라면 머리 공간이 다소 타이트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445L로, 2열을 접으면 1299L까지 늘어난다.

신형 A5 40 TFSI에는 2L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가 출력 204마력, 토크 34.7kg·m의 힘을 낸다.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와 7단 자동 S 트로닉 변속기가 전 트림 기본이다.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7초대의 제로백은 일상 주행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치다.

진가는 코너에서 드러났다. 와인딩 구간에 들어서자, 차체가 노면에 착 가라앉으며 스티어링 휠이 그린 궤적을 그대로 따라갔다. 노면을 움켜쥐는 콰트로의 접지력과 맞물려 핸들을 빠르게 감아 돌려도 차가 휘청이거나 바깥으로 밀려나는 기색이 없었다. 공차중량 1840kg에 이르는 무게가 부담스러울 법한데도 급코너 시 반응이 빠른 게 인상적이었다. 과거 A4와 달리 신형 A5는 단단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에 초점을 맞춰 세팅한 듯하다.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묵직한 차체는 잔진동을 눌러주고, 고속에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 앞좌석 이중 접합 유리가 기본으로 들어간 덕분이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충격을 잘 흡수해 넘긴다.

연비는 약간 아쉽다. 신형 A5 40 TFSI의 공인 복합연비는 10.8km/L로 같은 2.0 가솔린 엔진인 BMW 320i(12.2km/L)와 벤츠 C200(12km/L)보다 소폭 낮다. 콰트로 사륜구동과 무거운 차체의 대가다. 경쟁 모델들이 후륜구동을 기본으로 두고, 사륜구동을 선택 사양으로 돌린 것과 달리 아우디는 신형 A5에 콰트로를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아우디 신형 A5 40 TFSI 블랙 에디션.<사진=김병훈 기자>

반전은 실주행에서 나왔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찍힌 평균 연비는 L당 12km로 공인 연비를 오히려 웃돌았다. 물론 가속페달을 적극적으로 밟으면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시승 전 품었던 우려를 실주행이 어느 정도 덜어줬다.

신형 A5가 완벽한 차는 아니다. 쿠페형 실루엣 때문에 양보한 머리 공간과 경쟁 모델보다 낮은 공인 연비는 분명한 약점이다. 그럼에도 윗급을 넘보는 실내 공간과 마감 품질, 코너에서 살아나는 아우디다움과 콰트로 특유의 사계절 안정감은 6000만원대 수입 세단이 갖춰야 할 덕목을 충실히 채웠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형 모델인 40 TFSI 콰트로가 5789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륜구동 옵션을 얹은 경쟁 모델과 견줘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전동화의 거센 흐름 속에서도 잘 만든 내연기관 세단을 찾는 소비자라면 A5는 진지하게 검토할 가치가 있는 선택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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