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재점화…정유업계, 국제유가·최고가격 손실보전 ‘촉각’

시간 입력 2026-06-30 17:50:03 시간 수정 2026-06-30 17: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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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둘러싼 긴장 지속…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석유최고가격 인하에 업계 부담 지속…하반기 실적 안갯속
손실보전 기준 놓고 정부·업계 시각차…수익성 변수 부상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군사 충돌 중단에 합의했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정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큰 데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손실보전 기준 논란까지 겹치며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최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했지만 중동 지역 긴장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5일 이란이 오만 연안 인근을 항해하던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이후 미국이 이란의 드론·미사일 기지를 공습했고, 이에 이란이 보복에 나서면서 해협 정상 개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양국은 이날 주요 중재국인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국제유가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 대비 1.6% 상승한 배럴당 73.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2.2% 오른 배럴당 70.7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4월 말 배럴당 122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최근 80달러선을 밑돌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될 때마다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SK 박미주유소에 개소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종전 합의 후에도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정유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정유사 석유제품 공급가격 상승 압력도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변동분이 수익성에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하반기 실적 전망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도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유에 적용되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씩 인하했다. 지난 3월 27일 2차 최고가격을 각각 210원 인상한 이후 처음 이뤄진 인하다. 이에 따라 정유사 공급 상한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조정됐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공급가격은 최고가격에 묶여 있어 변동분을 즉시 반영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 부담이 불가피하고, 상승하더라도 국내 시장에는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실적을 예상하기 어려워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실보전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정부는 최근 ‘석유 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한 재정 지원 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규정안에는 최고가격제로 발생한 손실을 원가와 적정 마진 등을 기준으로 보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과 실제 국내 공급가격 간 차이에서 발생한 차액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유업은 원유 도입부터 정제, 판매까지 수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 산업 특성상 원가 산정 방식이 복잡하다. 원유 구매가격과 운송비, 보험료, 환율, 정제비용 등을 유종별로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손실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실보전 규모는 결국 정부가 인정하는 원가 산정 범위와 적정 마진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도입 시점과 재고 수준, 제품 판매 구조 등이 회사마다 다른 만큼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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