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바이오 이원화 체계 접고 3대 사업부문으로 전면 재편
지난 3월 신설된 미래혁신사무국 중심으로 체질 개선 본격화
실적 부진·바이오 침체·담합 과징금 부담에 승부수 띄워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취임 9개월 만에 사업 포트폴리오 대수술에 나섰다. 하반기 첫날 식품·바이오 중심의 사업 체계를 3대 사업부문으로 전면 재편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실적 부진과 바이오 사업 침체, 수천억 원의 담합 과징금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수익성 회복과 미래 성장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사업부문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기존 식품·바이오 중심의 이원화 체계를 △라이프스타일식품 △기술소재 △핵심소재 등 3개 사업부문으로 전면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라이프스타일식품은 ‘비비고’를 중심으로 만두와 치킨, P-라이스, 소스, 김치 등 글로벌 K-푸드 사업을 담당한다. 기술소재는 핵산과 천연조미소재 ‘테이스트앤리치(TnR)’,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PHA 등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맡는다. 핵심소재는 라이신·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을 비롯해 설탕·밀가루·식용유, 올리고당·프리믹스, 알룰로스 등 원료 소재 사업을 통합해 수익성과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각 부문을 이끌 인사들도 전면 배치됐다. 라이프스타일식품은 그레고리 옙 대표가 맡고, 기술소재는 윤석환 대표가 직접 겸임한다. 핵심소재는 김찬호 전략지원부문 대표가 이끈다. 특히윤 대표가 기술소재를 직접 맡은 것은 바이오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솔루션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 육성에 직접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사업 재편의 배경에는 수익성 회복과 미래 성장 기반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41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1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 감소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해온 바이오 사업의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034억원으로 전년보다 36.7%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5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92.4% 급감했다.
재무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 사건에 잇따라 연루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현재까지 확정된 설탕·밀가루 담합 과징금만 약 2700억원에 달한다. 전분당 담합 사건에 대한 심의도 진행 중이어서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업 재편은 지난 2월 윤 대표가 제시한 경영 방향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다. 당시 윤 대표는 전 임직원에게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절박한 위기상황”이라며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통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도 높은 쇄신안을 주문했다.
이 같은 기조에 맞춰 지난 3월에는 대표 직속 조직인 ‘미래혁신사무국’도 신설했다. 사업 구조 개편과 자산 매각 등을 총괄하는 이 조직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식품·바이오 사업관리, 재무, 인사 담당 임원 등으로 구성된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윤 대표는 “이번 사업 재편은 각 사업의 본질과 목적에 맞춘 전략으로 실행력을 높여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더 강한 사업 구조로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극대화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리딩 기업으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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