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2년간 26건 법정 공방 이어져
박기덕 대표 등 고려아연 경영진 경영차질 우려
美 크루서블 등 한미 핵심광물 사업…차질 우려

미국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과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등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고려아연이 2년째 이어지는 경영권 분쟁으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복되는 소송과 고발로 인한 리스크가 누적되면서, 핵심 의사결정과 미래 성장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장지혜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 10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박 대표에 1억원의 손해배상금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려아연 측이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영풍 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당시 외부 법률자문에 따른 판단이었다며 현재 경영체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비롯해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2년여 넘게 장기화 하면서, 경영진의 역량이 주 사업보다 소송 대응으로 분산 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와 신규 사업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조직의 집중력이 중요한데, 반복되는 법적 공방이 투자 검토와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하면서, 양 진영 모두 사법 리스크로 인한 피로도가 극에 달한 실정이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2년간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4년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시작으로 올해 7월까지 총 26건의 ‘소송 등 판결·결정’이 내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손해배상청구와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의안상정 가처분 등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경영권 분쟁이 진행중이다.
고려아연측 입장에서 보면, 사법 리스크의 장기화는 경영전반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통상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면 중장기 투자와 미래 성장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경영상 중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한다.
일례로, 이번 법원 판결로 박 대표가 개인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면서 향후 경영과 사업 추진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 대표는 현재 고려아연 미래 성장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총괄하는 동시에, 회사 주요 현안 전반을 이끌고 있는 최고 경영진이다. 미래 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경영진이 사법 리스크를 직접 떠안게 되면서, 당장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큰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테네시주의 ‘클락스빌 제련소’ 모습. 고려아연이미국 전쟁부 등과 함께 이 부지를 인수해 기반 시설을 보강하고, 2029년까지 새 대형 제련소를 지어 가동할 테네시주의 ‘클락스빌 제련소’ 모습. <사진=니어스타>
실제,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추진 중인 미국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비롯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이 사업은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와 맞물린 한미간 전략 프로젝트로,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의 안정성과 의사결정의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와의 협력, 글로벌 투자자 및 금융기관과의 협의가 절실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는 사업 추진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따라서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고려아연 뿐만 아니라 상대방인 미국 당국과 투자자들에도 불필요한 부담 요인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잔 세계적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와 전략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광물 공급망 업체로, 국내외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2년이 넘도록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고려아연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MBK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여론전에 단호히 대응하고, 적대적 M&A 시도를 저지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며 “국가기간산업으로서 핵심 전략광물의 생산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미래 성장동력과 기업가치를 보호함으로써, 주주가치를 한층 더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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