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출범해도 마일리지는 둘?…공정위 승인 관건

시간 입력 2026-07-15 17:23:58 시간 수정 2026-07-16 06: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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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못 받으면 마일리지 별도 운영…이행강제금 부담
신고서에 ‘별도 운영 가능성’ 명시…심사만 1년 넘겨
해외는 1~2년 내 단일 통합…대한항공은 10년 병행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제공=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제공=한진그룹>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해 연내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국내 대형 항공사(FSC)는 한 곳으로 줄고,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가 탄생한다. 그러나 두 회사의 마일리지인 스카이패스와 구(舊)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통합 이후에도 한동안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마일리지 통합방안 심사가 합병기일 전에 끝나지 않으면 통합법인은 두 제도를 각각 운영해야 한다.

◇미승인 시 마일리지 별도 운영…이행강제금 등 리스크

15일 대한항공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분석 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6일, 합병등기일은 12월 17일이다. 대한항공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마일리지 통합방안 심사가 진행 중이며, 합병기일 전까지 승인받지 못하면 통합법인이 양사 마일리지 제도를 각각 별도로 유지·운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별도 운영에 따른 위험 요인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이행강제금이다. 공정위가 2022년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부과한 시정조치에 따라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적립·사용 제도를 2019년 말 기준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다. 두 제도를 각각 유지·운영하는 과정에서 이 기준보다 불리한 변경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1항에 따라 하루 최대 약 9억25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음은 비용 부담이다. 회원·적립·공제 기준이 다른 두 마일리지 제도를 동시에 운영하려면 전산 시스템과 인력, 고객 서비스를 이중으로 유지해야 한다. 통합 효과의 지연도 있다. 마일리지 제도 일원화와 회원 통합으로 기대되는 통합 효과 실현이 승인이 늦어지는 만큼 미뤄진다. 회계·재무 영향도 있다. 대한항공은 아직 사용되지 않은 마일리지에 대해 이연수익을 부채로 계상하고 있는데,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전환비율 등 통합방안의 내용이 바뀌면 관련 수치가 달라진다.

◇1년 넘긴 통합방안 심사…대한항공 ‘회원 편익 확대’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일인 2024년 12월 12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통합방안을 수립해 공정위에 보고하고, 시행에 앞서 사전승인을 받을 의무를 부과받았다. 대한항공은 2025년 6월 12일 통합방안을 처음 보고했고, 9월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에는 탑승 마일리지 1대 1, 제휴 마일리지 1대 0.82 전환비율과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합병일로부터 10년간 별도 운영 방안이 담겼다. 기존 ‘모닝캄’과 ‘모닝캄 프리미엄’ 사이에 ‘모닝캄 셀렉트’ 등급을 신설해 아시아나 다이아몬드·다이아몬드 플러스 회원을 매칭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2025년 9월 30일부터 10월 13일까지 대국민 의견청취 절차를 진행했고, 같은 해 12월 22일 재보고를 요구했다. 신고서에 기재된 재보고 요구의 취지는 마일리지를 이용한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서비스의 공급 관리 방안에 대한 보완이다. 공정위는 통합 이후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은 2026년 1월 22일 통합방안을 재보고한 뒤 보너스 좌석 및 좌석 승급 확대, 소멸 마일리지 최소화 방안 등을 공정위와 추가 협의 중이다.

대한항공은 통합방안이 회원 편익을 확대하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 운영해 기존 회원의 사용 기회를 보장하고, 통합 이후 넓어진 노선과 늘어난 좌석으로 보너스 항공권 이용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우수회원 등급 신설과 제휴처 확대 등도 제시했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사진제공=대한항공>

◇통합 시 국내 FSC 1곳…해외와 달리 마일리지 최장 10년 병행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FSC는 대한항공 한 곳이 된다. 공정위가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전 국민적 관심사로 규정하고 심사를 이어가는 것도 ‘통합 대한항공’이 갖는 독점적 지위와 앞선 시정조치가 맞물려 있어서다.

공정위는 양사가 합병을 앞두고 마일리지 제휴처를 대폭 줄인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신라호텔·메리어트·에티하드항공, 아시아나는 CGV·에버랜드·이마트 등과 제휴를 종료한 상태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제2 민항사로 도약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들 항공사는 FSC 수준의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 스카이패스에 준하는 상용고객 프로그램은 사실상 ‘통합 대한항공’만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해외 FSC 합병에서 통합 이후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하나로 합친 사례가 있긴 하다.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유나이티드항공은 컨티넨탈항공을, 아메리칸항공은 US에어웨이스를 각각 흡수합병한 뒤 약 1~2년에 걸쳐 단일 마일리지 제도로 합쳤다. 반면 ‘통합 대한항공’은 공정위 시정조치에 따라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합병일로부터 최장 10년간 별도로 유지한다.

대한항공 측은 “합병기일 이전 마일리지 통합방안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합병기일부터 마일리지 통합방안에 따른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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