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륜·700km’ 7960만원…볼보 ES90, BMW i5보다 싸게 나왔다

시간 입력 2026-07-22 16:34:58 시간 수정 2026-07-23 06: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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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가 7294만원…독일차·자사 S90 PHEV보다 저렴
사륜·700km·800V 충전 갖춘 순수 전기 플래그십
“내년 전기차 1만대 목표”…사전계약만 1000대 넘어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볼보 ES90을 공개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볼보 ES90을 공개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가 ‘가격’을 앞세워 국내 프리미엄 전기 세단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BMW i5 등 주요 모델이 1억원 안팎을 형성해 온 이 시장에, 사륜구동과 1회 충전 700km대 주행거리를 갖춘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 ‘ES90’을 7000만원대에 내놨다. 테슬라가 시장을 주도하고 BYD가 저가 공세를 펴는 흐름 속에서 볼보가 꺼내 든 카드는 ‘가격 경쟁력’이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볼보 ES90을 공식 출시했다. 시작 가격은 7294만원으로, 1억원을 넘나드는 독일 브랜드의 경쟁 모델은 물론 S90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T8보다도 최대 1800만원 낮은 가격이다.

ES90의 국내 판매 트림은 3가지 파워트레인과 실내외 사양에 따라 플러스·울트라로 나뉜다. 시작 트림은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플러스가 7294만원, 사륜구동인 트윈 모터 플러스가 7960만원이다. 최상위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는 9541만원으로 책정됐다. 싱글 모터 울트라(8055만원)와 트윈 모터 울트라(8741만원)는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각각 8341만원, 9041만원으로 올라간다. 이들 모두 환경친화적 세제 혜택 적용 예정 가격이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볼보 ES90을 공개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볼보 ES90을 공개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ES90의 가격 우위는 동급 모델과 나란히 놓았을 때 더 뚜렷해진다. ES90 트윈 모터 플러스는 사륜구동에 최고출력 456마력, 706km(WLTP 기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갖추고도 7960만원이다. 반면 이 시장의 판매 선두인 BMW i5는 후륜구동 기본형 eDrive40이 9390만원, 고성능 M60 xDrive가 1억4000만원 선이다. 벤츠 EQE를 비롯한 독일 브랜드의 전기 세단도 대체로 1억원 안팎에서 출발한다. 국산 프리미엄 전기 세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이 800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수입 전기 플래그십 세단이 국산차와 겹치는 가격대로 내려온 셈이다.

볼보 측은 ES90의 국내 가격이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약 5000만원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비중을 고려한 전략적 책정이란 입장이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ES90 중 고객분들이 가장 많이 선택할 것 같은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울트라 모델의 가격은 8055만원으로, 보조금을 더하면 7000만원대에 만나볼 수 있다”며 “S9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10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고, 아마 유럽에 있는 모든 국가와 비교해도 50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어느 나라를 찾아도 1억원 밑으로 책정돼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공격적인 가격을 결정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성장 가능성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ES90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전략적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왼쪽부터)와 오스카 베르틸손 올스보르 볼보자동차 90라인업 및 글로벌 세일즈 총괄이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왼쪽부터)와 오스카 베르틸손 올스보르 볼보자동차 90라인업 및 글로벌 세일즈 총괄이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볼보 ES90 국내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ES90은 볼보의 SPA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전장 5000mm, 휠베이스 3102mm로 축거만 놓고 보면 벤츠 S클래스 숏바디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터리를 앞바퀴와 뒷바퀴 축 사이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을 낮추고, 앞뒤 무게 배분을 약 50 대 50으로 맞췄다. 세단의 실루엣에 패스트백의 뒷라인, SUV에 준하는 실내 공간과 지상고를 결합했다는 것이 볼보자동차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ES90을 세단의 헤리티지에 SUV의 실용성을 더한 이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차라고 정의해보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동력계는 3가지다. 92kWh 배터리를 얹은 후륜구동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333마력), 106kWh 배터리의 사륜구동 트윈 모터(456마력), 트윈 모터 퍼포먼스(680마력)로 구성된다. 충전 성능은 800V 시스템에서 나온다. 최대 350kW급 급속 충전 환경에서 배터리 잔량 10%부터 80%까지 약 22분이 걸리고, 10분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국내 350kW급 초급속 충전 인프라가 제한적인 만큼 800V 시스템의 장점을 온전히 누리는 건 당분간 대도시와 고속도로 거점에 그칠 전망이다.

ES90은 EX90에 이어 볼보의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 ‘휴긴 코어’를 얹었다. 엔비디아 오린 기반 코어 컴퓨터와 퀄컴 스냅드래곤 기반의 사용자 경험 컴퓨터를 축으로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한 구조다. 무선(OTA) 업데이트를 통해 출고 이후에도 기능을 갱신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지향한다. 볼보는 이 차량에 15년 무상 OTA와 5년 무상 5G 디지털 패키지 등을 기본 제공한다.

안전 사양으로는 카메라 5개, 레이더 5개, 초음파 센서 12개로 구성된 ‘세이프 스페이스 테크놀로지’를 적용했다. 차세대 파일럿 어시스트,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반대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을 지원하며, 서브밀리미터 단위의 움직임까지 감지하는 ‘실내 승객 감지 시스템’도 탑재했다.

볼보 ES90.<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ES90.<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ES90이 진입하는 시장은 지난 상반기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를 보면 올해 1~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18만40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었다. 이 중 전기차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테슬라가 5만6139대로 선두를 지켰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뒤를 이었다. 여기에 BYD가 1만1675대로 4위에 오르며 가격을 무기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볼보는 상반기 7470대를 팔아 전체 7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0.4% 늘어난 수치다.

ES90 출시로 볼보는 소형 EX30과 EX30 크로스 컨트리, 대형 SUV EX90에 이어 플래그십 세단까지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사실상 완성했다. 이날 판매 목표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볼보는 ES90을 올해 4분기 1000대, 내년 3000대 판매할 계획이다. EX30·EX90 등을 아우른 전기차 전체로는 내년 1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상반기 브랜드 전체 판매가 7470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라인업만으로 올해 실적을 웃도는 물량을 팔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다.

변수는 있다. ES90의 국내 복합 전비와 인증 주행거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환경부 인증을 거친 복합 전비는 유럽 WLTP 기준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가격이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상한을 웃도는 만큼 실구매가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 가격 경쟁력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인증 결과와 초기 물량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S90의 사전계약은 지난달 11일부터 진행됐으며, 사양과 가격 공개 없이도 1000대 이상이 실제 계약됐다.

이 대표는 “ES90을 올해 1000대 이상, 내년 3000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라며 “볼보자동차도 내년에는 전기차만 1만대 이상 판매함으로써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만큼은 넘버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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