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화·DL 신설통합법인 설립
4500억원 금융 지원·세제 혜택 등
에틸렌 생산능력, 350만톤→210만톤 감축
LG화학·GS칼텍스 구조개편 작업도 막바지

여천NCC 에틸렌 1공장 전경. <사진=여천NCC>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두 번째 사업재편이 승인됐다. 여수산업단지 기준으로는 첫 번째 사업재편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사업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주주사로 있는 여천NCC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구조개편안이 최종 확정됐다. 구조개편 과정에서 기업의 추가적인 출자와 함께 정부 차원의 맞춤형 지원 패키지가 뒷받침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0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가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지난 대산 1호 사업재편에 이어 여수 1호 사업재편이 승인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개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여수는 국내 주요 석유화학 산단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기준으로 여수 산단은 627만톤으로, 대산 산단(477만톤)과 울산 산단(176만톤)을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사업재편계획서에 따르면, 여천NCC의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 중인 PE와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 부문을 여천NCC에 현물 출자한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NCC와 PE, PP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한다. 이와 동시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 및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 총 2532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이미 가동을 중단한 여천NCC 3공장에 이어 2공장도 추가로 합리화하고 남은 여천NCC 1공장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을 통합 운영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연간 350만톤 이던 에틸렌 생산능력을 210만톤으로 낮춰 140만톤 가량을 감축할 계획이다.
또한 새 신설법인의 지분은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이 각각 3분의 1씩 나눠 갖게된다.

정부도 3사간 사업재편에 맞춰 맞춤형 지원으로 화답한다.
우선 금융, 세제 지원을 바탕으로 재무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통합 및 고부가 전환 등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 및 협약채무에 대한 상환유예를 지원한다. 또한 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 할인(최대 30%)과 함께 보증한도 우대(최대 2배) 등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 및 지방세 부담을 대폭 완화해 사업재편 기업이 중복자산을 가동중단한 경우에도 적격합병에 따른 과세이연을 적용받게 된다. 동시에 국세청 사전 답변 제도를 통해 적격합병에 대한 세법 해석을 요청할 경우 신속한 검토로 지원한다.
수익성 측면에도 직접적인 지원을 이어간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0%)를 적용하고, 사업재편기간 동안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배관 및 파이프랙 등 인프라 임대비용을 지원하고, 인허가·규제 개선을 통해 사업재편 지연을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기초소재 사업 중심인 석화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R&D 지원도 올해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총 248억원 규모의 중장기 필수 유망 R&D 과제 지원을 시작으로,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R&D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 지정을 통해 기업의 고부가, 친환경 분야 신규 투자를 유도한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여수 1호 프로젝트 승인은 국내 최대 화학 산단인 여수에서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며, 선제적·자율적 구조개편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며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사업재편 프로젝트를 끝까지 추진한 모든 기업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사업 재편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CEO 간담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앞즐 맨 가운데)과 주요 석유화학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여수산업단지의 구조개편 작업을 필두로, 국내 석화 업계가 다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석화 사업재편을 통해 최대 370만톤의 에틸렌 설비 감축에 나서, 공급과잉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추진된 대산 1호 사업재편과 여수 1호 사업재편을 통한 에틸렌 감산 규모가 약 250만톤 수준인 만큼, 최종 감축 목표까지는 120만톤 남은 상태다.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등이 구조개편 작업에 참여한 가운데, 나머지 일부 기업들도 최종 조율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은 그중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 발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중 연내 사업재편을 최종 승인하고 세부 모델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다만 LG화학과 함께 사업재편을 논의 중인 GS칼텍스와 합작법인 설립시 지분구조, 주주 구성, 투자부담을 놓고 논의가 치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사례처럼 기존 합작법인에 통합하는 형태가 아니라 신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점에서 출자 구조와 자산 이전, 운영 체계 등을 처음부터 설계해야 해 더욱 난이도가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중동전쟁을 겪으면서 석유화학 공급망 안정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신속한 사업재편 승인과 함께 금융·세제·R&D 등 맞춤형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최근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공급망 안정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보여준 석유화학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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