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통합계좌’, 하나‧삼성‧미래에셋 이어 후발주자 대거 참전…사업성 괜찮나

시간 입력 2026-07-28 17:30:31 시간 수정 2026-07-28 17:30:31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규제 풀리자 서비스 경쟁… 증권가, 해외 핀테크 손잡고 글로벌 공략
외국인 투자 저변 확대 기대…거래대금‧수수료 배분이 사업성 좌우

증권사 외국인 통합계좌 사업 현황.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외국인 통합계좌의 개설 주체를 제한했던 규제가 올해 초 폐지되며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인 투자자를 국내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금융투자회사가 국내 증권사에 자기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뒤 현지 투자자의 주문을 모아 한국 주식을 일괄 매매‧결제하는 제도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만들지 않고 현지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 27일 홍콩 기반 글로벌 금융플랫폼 푸투(FUTU)증권과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를 개시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0월 홍콩 엠퍼러(Emperor)증권과 함께 최초로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선보인 증권사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일본 캐피탈파트너스증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바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개설 가능한 해외 금융사 범위 제한, 배당과 과세, 거래내역 보고 등 실무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간 활용이 저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최종투자자별 거래내역을 거래 직후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폐지했고 지난해 11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올해 1월에는 개설 주체 제한도 없앴다.

규제가 완화되며 증권사들의 서비스 출시도 빨라졌다. 첫 거래가 가장 빨랐던 하나증권 다음으로 지난 5월 삼성증권이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23년부터 IBKR과 협의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9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뒤 전산체계를 구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증권사 UOB케이히안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5월 테스트를 마친 뒤 6월 초 첫 정식 매매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증권 싱가포르법인은 협의를 주도한 만큼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투자자를 주요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UOB케이히안은 중화권과 동남아 지역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후발 증권사들도 외국인 통합계좌를 해외사업을 확대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홍콩 광파증권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광파증권은 중국 GF증권의 홍콩 자회사다. 양사는 외국인 통합계좌 뿐만 아니라 장외파생거래,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디지털 자산 사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브로커딜러 알파카와 외국인 통합계좌를 활용한 국내 주식 중개 서비스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은 해외 핀테크 기업 위불(Webull)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연말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관련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전략은 제휴 지역과 회사의 고객 기반에 따라 나뉜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 투자자를 확보하려는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법인과 동남아 영업망을 활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중화권 고객과 투자은행(IB) 거래를 함께 겨냥하고 있고 대신증권은 핀테크와 증권 플랫폼을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여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단순 수수료 수익을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해외 증권사와의 연계를 통해 향후 채권상품, 파생상품, 디지털자산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다만 해외 증권사와 수수료를 나눠야 하는 데다 국내 증권사가 고객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 자산관리(WM) 상품이나 금융상품 판매로 연결하기 쉽지 않다. 거래 규모가 작아 전산 구축비와 계좌 유지비를 회수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는 제휴 규모가 아닌 실거래가 사업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