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50~3.75% 동결…올해 들어서만 5연속 동결
케빈 워시 취임 이후 2연속 동결…긴축 필요성 확인
미국 매파적 동결에…한은 금리 결정 변수 더 늘어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3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1979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연준의 신중한 기조에 한국은행도 향후 통화정책 운용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지난 28~29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4·6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동결 결정으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게 됐다.
다만 위원 12명 가운데 9명은 동결에, 3명은 0.25%포인트(p) 인상에 찬성하며 9대 3으로 결정이 이뤄졌다. 직전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한 것과 비교하면 연준 내부의 추가 긴축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금리 결정 과정에서 3명의 반대 의견이 나온 것은 197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다며 물가 안정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책은 개별 경제지표가 아닌 전반적인 추세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이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케빈 워시 의장은 “전망 기간 내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금리 인상이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급한 정책 수단 이외에 목표 달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적절한 수준에 안착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 부분에서 연준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물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는 작업이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로 한국(2.75%)과 미국의 금리 차도 상단 기준 1.00%포인트를 유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했다면 한국은행 역시 한·미 금리 차 확대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확보하기 쉬웠다. 반대로 연준이 완화 신호를 보냈다면 국내 경기 둔화를 고려한 정책 운용에도 힘이 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 동결(hawkish hold)’ 기조가 이어지자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도, 그렇다고 안심하고 동결 기조를 이어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데다 물가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향후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역시 미국의 정책 방향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대외 변수와 국내 경기 흐름을 동시에 살피며 신중한 정책 판단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금융당국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통화정책과 중동 정세, 국제유가, 글로벌 자금 흐름 등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책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한국은행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국제금융시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AI 투자 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 불안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미 연준 통화정책, 중동 사태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확대됐다”며 “앞으로도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 및 이에 따른 국내 금융·경제 영향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미국의 추가 물가·고용 지표와 연준의 후속 메시지를 확인하며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까지 미국 통화정책이 시간을 벌어둔 상황에서 한국 역시 8월 연속 금리인상 부담은 일부 완화될 전망”이라며 “핵심은 7월 물가 결과와 유가안정 여부에 달렸으나, 최근 높아진 금융시장 불안 등도 정책당국이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회의는 경기와 물가에 대한 판단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연준이 상정하는 금리 인상 조건이 한 단계 더 충족됐음을 시사한다”며 “9월 FOMC의 인상 여부는 회의 전까지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 특히 에너지 가격 흐름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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