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8시간 전면파업 돌입…10년 만의 초강수
누적 생산차질 6만2000대·매출 2조6000억원
무분규 기아, 7월 내수 판매 1위 되찾으며 대비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신차를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려야 할 시점에 10년 만의 전면파업이라는 변수를 맞았다. 임금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올해 파업으로 인한 누적 생산차질은 6만2000대, 매출 손실은 2조6000억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적 방어 부담이 한층 커졌다.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1일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차 노조가 하루 종일 생산을 멈추는 전면파업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이다. 노사가 지난 18일 울산공장에서 지난달 8일 이후 41일 만에 16차 본교섭을 재개했으나, 성과 없이 끝나면서 노조는 곧바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노조는 이달 19~20일과 24~25일 근무조별로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고, 21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에 나선다. 전면파업 당일에는 확대간부와 현장위원 등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를 찾아 상경 투쟁을 병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달 13일 첫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파업 강도를 2시간에서 4시간, 6시간으로 높여 왔고, 여름휴가 복귀 이후인 이달 12~14일에도 파업을 이어갔다.
금속노조도 20~21일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으로 압박에 가세한다. 20일에는 부품사와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21일에는 완성차 사업장이 근무조별로 파업에 나서는 교차 방식이다. 부품사와 완성차가 날짜를 달리해 파업하며 공급망 최상단의 완성차를 겨냥한다는 것이 금속노조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성과급 규모와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과 과거 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도 주요 요구안에 포함됐다.
사측은 지난 15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 일시금 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냈으나,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회사는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려면 3조원 이상이 필요해 수용하기 어렵고, 정년 연장은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며, 합법적으로 해고된 조합원을 복직시킬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산차질도 누적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별도 매출과 국내 생산 대수를 반영하면 대당 판매단가는 4265만원, 시간당 생산량은 약 460대로 추산된다. 이를 적용하면 현재까지 생산차질은 약 4만대, 매출 손실은 1조7000억원 수준이다. 21일부터 예정된 파업으로 오전·오후조를 합쳐 48시간 생산이 멈추면 생산차질은 2만2000대, 매출 손실은 9000억원가량 추가된다. 지난달부터 이달 25일까지 파업에 따른 전체 생산차질은 6만2000대, 매출 손실은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파업이 신차 출시 시점과 겹친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최근 신형 아반떼를 선보였고, 신형 투싼 출시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국내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1% 줄며 1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고,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0.8% 감소한 가운데 파업까지 겹쳐 반등 동력이 약해졌다.
출고 지연도 현실화하고 있다. 코나의 경우 대기 기간이 3~4개월로 약 한 달 늘었는데, 파업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특근으로 생산 손실을 메운다는 방침이지만, 출고 지연에 따른 고객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계열사인 기아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아 사측은 지난 18일 9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9만5000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350%+1150만원, 자사주 45주 등을 담은 2차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다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같은 날부터 특근 거부에 들어갔으며, 19일 10차 본교섭을 이어갔다. 기아 노사는 2021년 이후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해 왔다.
실적에서도 두 회사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현대차 국내 판매가 전년 대비 14.4% 줄어든 반면, 기아는 13.4% 늘며 내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그럼에도 그간의 관례를 고려하면 기아 노사는 협상을 일정 수준 진척시킨 뒤 현대차 교섭 상황을 지켜보고 최종 타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파업 기간에도 실무협의를 이어간다. 노조는 사측이 진전된 안을 내놓을 경우 본교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사측 또한 노조와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란 입장이다. 노조는 오는 25일 차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한다. 추석 연휴 타결 여부가 하반기 실적 방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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