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유가담합’ 첫 공판…HD현대·SK 정보교환 의혹, 정유 4사 ‘전면 부인’

시간 입력 2026-08-20 18:06:25 시간 수정 2026-08-20 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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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직접 담합 14.2조·경쟁제한 효과 26조”…정유 4사 혐의 전면 부인
상반기 합산 영업익 14.8조…유가상승, 흑자전환 속 사법 리스크 ‘부담’ 가중

국내 정유 4사가 가격 결정 구조와 주유소 거래 관행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중동 전쟁 직후 가격 인상과 관련해 불거진 유가 담합 논란으로 첫 공판이 시작된 가운데, 관련 정유사들이 관련 혐의를 일제히 부인하면서 담합 여부와 거래 관행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판사 류지미)은 이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협의로 기소된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4사와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3명, GS칼텍스 임직원 1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지난달 6일 정유4사 법인과 임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2024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격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이 본격화한 올해 3월 부터 양사가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이 산정한 두 회사의 직접 담합 규모는 총 14조2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SK에너지와 담당 직원은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에 따라 담합 혐의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검찰은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가격 인상을 추종한 것으로 봤다. 이를 포함한 경쟁제한 효과도 약 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가격 담합 혐의와 별개로 자영주유소를 대상으로 한 전량구매계약 등 불공정 거래 관행도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에 포함됐다. 

검찰은 정유 4사가 자영주유소와 전량구매계약을 맺은 뒤 사실상 자사 제품만 취급하도록 하고, 다른 정유사 제품을 구매한 주유소에는 손해배상 청구나 비용 회수, 보너스카드 중단 등의 불이익을 줬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같은 거래 구조가 정유사와 주유소 간 협상력을 왜곡하고 시장 내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 3D 이미지.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정유 4사는 공판 첫 날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HD현대오일뱅크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보면 마치 국내 정유업계의 구조적 비리나 담합이 만연해 있고 이 점이 전쟁 때 정유 가격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기재돼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기소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밝히지 못했다”며 “재판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SK에너지 측도 자영주유소 관련 거래 혐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전량구매계약은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참고해 진행된 사안”이라며 “이를 혐의로 적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 중동발 유가 상승과 윤활기유 사업 호조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정유 4사가 유가 담합 의혹에 휘둘리면서 업계는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4조790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141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대규모 흑자전환 했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 정유업계의 가격 결정 과정과 주유소 거래 관행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는 만큼,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관련 영업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제시한 경쟁 제한 규모가 확정된 단계가 아닌 만큼 향후 재판에서 각사의 행위가 실제로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내달 22일을 다음 기일로 지정했다. 다만 증거의견서 제출과 증인신문 계획 등 향후 심리를 위한 준비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예정된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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