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9년간 281건 사고…2025년 피해액 2319억원으로 급증
준법·자금세탁방지 등 수백명 투입…사기·횡령 사고는 여전
“인력·투자 확대만으로 한계…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내부통제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에도 사기·횡령 등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인력과 투자 확대를 넘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9년간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81건, 피해 규모는 5495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금융사고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52억9200만원이었던 금융사고 피해액은 2022년 895억100만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1211억6900만원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2319억200만원까지 확대됐다.
사고 건수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15건에서 2024년 34건, 2025년 80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30건이 발생했으며 피해 금액은 236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외부 고객에 의한 사기 피해가 가장 많았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업무상 배임과 횡령·유용이 뒤를 이었다. 은행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거래 과정에서도 내부통제의 허점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은행권에서는 잇따른 대규모 금융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통제 관련 투자와 인력 지원을 확대해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은행에서는 준법감시인(준법지원인) 지원조직을 중심으로 내부통제와 감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은행별로 조직 구성과 인원에는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에 달하는 인력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공시에 따르면 준법감시인 지원조직으로 △준법추진부(62명) △상시감사유닛(36명) △책무관리유닛(8명) △자금세탁방지본부 자금세탁방지부(101명) △법률지원부(28명) △정보보호본부 정보보호부(61명) 등이 내부통제 및 사고 방지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른 내부통제 관련 인원은 총 296명으로 추산된다.
우리은행은 △준법경영실(94명) △법무실(34명) △자금세탁방지본부(1명) △자금세탁방지센터(77명) △정보보호본부(4명) △정보보호부(39명) 등 총 249명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하나은행은 △준법지원부(59명) △자금세탁방지부(65명) △법무지원부(26명) 등 15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지원조직으로 △준법경영부(20명) △준법감시부(58명)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내부통제 관련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있음에도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은행별 누적 사고 금액은 우리은행 2843억원(70건), 국민은행 1422억원(73건), 하나은행 822억원(77건), 신한은행 407억원(61건) 등으로 집계됐다. 피해 금액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사고를 겪은 우리은행이 가장 컸고, 사고 건수는 하나은행이 가장 많았다.
공시상 가장 많은 감시 인력을 보유한 국민은행에서도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35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올해 밝히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단순히 투자 규모나 관련 인력을 늘리는 ‘정량적’ 대책만으로는 금융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통제 조직의 규모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업무와 프로세스를 사전에 찾아내고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훈 의원은 “금융당국이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지 말고 금융 사고가 발생한 은행과 임직원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 및 재발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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