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만톤 감축 추진 1년…대산·여수 중심 사업재편 속도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시동…감축 논의 ‘엇박자’ 행보
중동전쟁발 실적 회복에도 공급과잉 지속…고부가 전환 필요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서산시>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업계와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한 지 1년이 지났다. 구조적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의 공멸을 막기 위해 정부는 크게 구조개편 3대 방향과 정부지원 3대 원칙을 제시하고 기업별 사업재편을 유도해 왔다. 다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구조개편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편에서는 에쓰오일과 같이 설비 감축에 무임승차 하려는 기업도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 20일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과 함께 구조개편을 위한 자율협약식을 체결했다. 업계는 당시 협약식에서 산업 자율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최소 270만톤에서 최대 37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을 추진하고,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업체들은 지난해 연말까지 설비 감축·고부가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포함하는 사업재편 계획을 마련 했다.
당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석유화학 산업이 미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개편만이 유일한 돌파구”라며, ‘선 자구노력-후 정부지원’의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업계 스스로 자구노력 없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려 하거나 다른 기업들 설비 감축의 혜택만을 누리려는 무임승차 기업은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여천NCC 에틸렌 1공장. <사진=여천NCC>
그러나 석화업계 구조개편을 선언한지 1년, 기업별로 사업재편 속도와 방향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 등은 대산 1호 사업재편과 여수 1호 사업재편을 통해 범용 화학 제품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특히, 대산 1호 사업재편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까지 받으면서 사실상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수 1호 사업재편도 향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연내 사업재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에 대한 가동을 중단했다. 여수 내 1공장(120만톤), 2공장(80만톤)을 보유한 LG화학은 지난 3월 2공장의 일시적 생산중단을 결정했으며, 재가동 계획은 미확정 상태다.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짓고 있는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사진=에쓰오일>
다만, 에쓰오일은 정부 감축 기조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내년 초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샤힌 프로젝트와 관련해 원가 경쟁력과 에너지 효율, 원료 활용 유연성을 갖춘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만큼, 국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샤힌 프로젝트로 인해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무임승차·형평성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울산에서 통폐합을 논의중인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도 추가적인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업황이 달라진 점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중동 전쟁으로 해당 지역 석유화학 설비가 생산 차질을 빚어 일부 범용제품 공급이 줄어들면서 판가가 상승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적자 기조를 유지하던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42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도 영업이익 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61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고,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영업이익 87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고가의 원료 가격에 대한 역래깅 우려와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범용 제품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고부가 첨단소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별 입장 차이가 있고 중동 정세 등 대외 변수로 원가 수급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지만, 사업재편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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