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출사기 휘말린 기업은행…취임 반년 장민영 행장 ‘수습·내부통제’ 시험대

시간 입력 2026-08-26 17:45:37 시간 수정 2026-08-27 08: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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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법인에서 833억대 대출사기 피해…작년 이어 두 번째 800억대 대규모 사고
현지 업체와 협약은 취임 전…책임 제한적이나 ‘내부통제·재발방지책’ 과제 안아

<사진=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에서 약 8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장민영 행장에게는 사건 수습과 내부통제 강화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중국 업체와 관련된 대출 과정에서 833억7600만원에 달하는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현지 비은행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현지 차주들에게 비대면 대출을 실행했다.

해당 현지 금융기관은 온라인 대출 플랫폼을 통해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 업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플랫폼사가 이를 악용해 상환 계좌를 변경한 뒤 차주들이 납입한 원리금을 기업은행으로 송금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 총 7개월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차주들은 대출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했음에도 신용도 하락과 추심 등의 피해를 입었으며, 기업은행 역시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 측은 국회 조사에서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피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지난 6월 24일이다. 사건 발생 이후 반년이 지나서야 차주 민원이 늘면서 피해 사실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기업은행 창립 65주년 기념식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열린 기업은행 창립 65주년 기념식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특히 이번 사고는 장민영 행장이 취임한 지 불과 반년 만에 발생한 만큼 그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비은행 금융기관과의 협약과 현지 차주 대출시점이 장 행장 취임 전이라는 점에서 책임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피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 역시 장 행장 취임 이후인 만큼 사건 수습과 내부통제 개선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월 공식 취임한 장 행장은 당시 취임식에서 “금융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은 고객의 신뢰”라며 “철저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정보보안 체계를 강화해 보이지 않는 리스크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IBK 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임직원 친인척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대출 담당 직원과 심사역의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 작성, 승인여신 점검조직 신설, 여신문화개선팀 신설하는 등 사건·사고에 따른 대책을 보완해 왔으나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번 사고 발생 이후에야 기업은행은 외주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뒤늦게 도입했다. 또 공시된 금액 외 정확한 피해 규모와 회수액, 손실 예상액은 여전히 파악 중이라는 점에서도 사후 대응과 사전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외 기관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현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내부통제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고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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