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앞둔 대한항공, 마일리지 부채 4조675억원…전환율은 미확정

시간 입력 2026-08-28 07:00:00 시간 수정 2026-08-28 17: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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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흡수합병…아시아나 몫 9468억원
탑승 1대1·제휴 1대0.82 전환안 아직 미승인
상반기 인식액 40.1% 줄어…적립이 인식 추월

대한항공이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한 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사가 떠안고 있는 미사용 마일리지 부채는 4조675억원으로, 이 가운데 아시아나 몫이 9468억원이다. 스카이패스와 아시아나 마일리지 사이의 전환 비율은 합병을 4개월가량 앞둔 현재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28일 대한항공·아시아나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연결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4조6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3조7818억원에서 반년 만에 2857억원 늘었다. 대한항공 별도 마일리지 이연수익이 3조1199억원, 아시아나가 9468억원이며 나머지는 진에어 등 자회사 몫이다. 이연수익은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부여한 대가를 매출에서 떼어내 부채로 잡아둔 것으로, 마일리지가 실제로 쓰이는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올 상반기 중 777억원이 새로 적립되고 674억원이 소진·소멸돼 수익으로 인식되면서 잔액이 103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06억원이 적립되고 1126억원이 인식돼 잔액이 320억원 줄었다. 1년 만에 수익 인식액이 40.1% 감소하면서 적립이 인식을 앞질렀다. 대한항공 별도 이연수익도 상반기에만 2754억원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폭인 1333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지난 12일 각각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기일은 12월 16일이며, 통합 법인 출범은 다음 날인 17일이다. 합병 비율은 대한항공 1에 아시아나 0.2736432다.

대한항공이 공정위에 제출한 통합안은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합병일로부터 10년간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별도 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통합 이후 새로 쌓이는 마일리지는 모두 스카이패스로 적립되고,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더 이상 적립되지 않는다. 회원은 하나의 대한항공 계정에서 두 종류의 마일리지를 각각 보유하게 되며, 이를 합쳐 쓰려면 전환을 신청해야 한다.

전환 비율은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가 1대1, 신용카드와 호텔 등 제휴로 적립한 마일리지가 1대0.82다. 제휴 마일리지 20만점을 보유한 회원이 전환하면 16만4000점이 된다. 전환은 보유 전량 단위로만 가능하고, 부분 전환은 허용되지 않는다. 10년의 별도 운영 기간이 끝나면 남은 마일리지는 일괄 전환된다.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별도 운영 기간에도 최초 적립 시 설정된 유효기간이 그대로 적용된다. 2008년 10월 이후 적립분의 유효기간은 10년으로, 올해 적립분은 2036년 만료돼 별도 운영 종료 시점과 맞물린다.

대한항공 보잉 747-8i 항공기.<사진제공=대한항공>

이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2022년 5월과 2024년 12월 두 차례 의결을 통해 양사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시행하라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1차 수정안을 냈으나, 공정위는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 수준에 못 미치고, 통합 비율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며 반려했다. 9월 2차안이 제출되자, 공정위는 대국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12월 재보고를 요구했다.

당시 요구의 취지는 마일리지로 발권할 수 있는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서비스의 공급 관리 방안을 보완하라는 것이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22일 3차안을 제출했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13일 정정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를 보면, 재보고 이후에도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확대, 소멸 마일리지 최소화를 통한 회원 효익 제고 방안을 공정위와 추가 협의하고 있다.

이 신고서에는 마일리지 통합방안 관련 위험도 새로 담겼다. 대한항공 측은 “합병기일 전까지 공정위 승인을 받지 못하면 마일리지 제도를 2019년 말 기준보다 불리하게 변경하지 않기 위해 승인 시점까지 양사 제도를 각각 별도로 유지·운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서는 양사 제도를 따로 운영하게 될 경우 뒤따르는 문제로 네 가지를 꼽았다. 별도 운영 과정에서 2019년 대비 불리한 변경이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하루 최대 9억25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여기에 전산시스템과 인력 등 병행 운영 비용이 계속 들고, 제도 일원화를 통한 통합 시너지 실현이 늦어지며, 심사 과정에서 전환비율 등이 바뀌면 마일리지 이연수익 측정에도 영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별도 운영이 현실화하면 소멸한 법인의 마일리지 제도를 존속법인이 승인 시점까지 운영하는 상태가 된다. 회원은 통합 법인 출범 이후에도 두 계정을 오갈 수 없고, 전환 신청 창구도 열리지 않는다.

전환에 따른 마일리지 감소분이 그대로 부채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연수익은 마일리지 수량과 단위당 공정가치를 곱해 측정한다. 전환으로 제휴 마일리지 수량이 18% 줄어도 스카이패스 마일리지의 단위당 공정가치가 더 높게 산정되면 장부상 부채는 줄지 않을 수 있다. 전환 비율이 확정되지 않는 한 재측정도 이뤄질 수 없어 통합 법인의 첫 결산에 마일리지 부채가 어떤 규모로 잡힐지는 현재로선 확인이 어렵다.

아시아나가 안고 있는 마일리지 부채 9468억원은 지난 6월 말 연결 부채총계 11조7382억원의 8.1%에 해당한다. 같은 시점 연결 자본총계는 2136억원으로 마일리지 부채가 자본의 4.4배에 달한다.

양사 감사인은 2024년과 2025년 회계연도 연속으로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과 측정을 핵심감사사항으로 지정했다. 행사가능성과 단위당 공정가치 추정에 경영진의 판단이 크게 개입하기 때문이다. 통합 법인은 앞으로 두 종류의 마일리지를 각각 추정해 감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한편 아시아나는 마일리지의 기초·기말 잔액과 함께 기간 중 적립액과 수익 인식액을 공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말 잔액과 1년 내 사용이 예상되는 유동분만 공시한다.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 법인이 소멸하면 적립액과 수익 인식액은 더 이상 공시되지 않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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