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손보사 ROA 일제히 ‘후퇴’…메리츠화재만 4%대 사수

시간 입력 2026-09-08 07:00:00 시간 수정 2026-09-07 17: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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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 내리고 생보 오르고… ‘투자손익’ 1분기 ROA 희비 갈라
메리츠화재·현대해상은 개선…삼성화재·DB·KB손보는 하락
생보 빅3 ROA는 나란히 ↑…1년 새 단순 평균치 0.28%P 상승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새 보험회계 제도인 IFRS17 시행 후 월등한 성장세를 구가하던 손보업계의 수익성 전선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평균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회사가 보유한 자산 전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산운용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위 5개 손보사(삼성·메리츠화재·DB·KB손보·현대해상)의 ROA 단순 평균치는 2.44%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97% 대비 0.5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상위 5개 손보사 중 ROA가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의 ROA는 올해 1분기 4.27%로 지난해 1분기 4.21%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1.67%에서 1.82%로 0.15%포인트 오르며 메리츠화재와 함께 ROA가 개선됐다. 삼성화재는 2.59%에서 2.39%로 0.20%포인트 내렸지만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DB손보의 ROA는 지난해 1분기 3.30%에서 올해 1분기 1.81%로 1.49%포인트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KB손보의 ROA 역시 3.09%에서 1.92%로 1.17%포인트 내렸다.

한화손보도 2.81%에서 1.98%로 0.83%포인트 하락했고, AXA손보(-1.24%포인트), 롯데손보(-0.85%포인트)도 내림세를 보였다. 적자 손보사 중에서는 신한EZ손보의 ROA가 -5.49%에서 -10.93%로 적자 폭이 5.44%포인트 더 확대되며 손보사 전체에서 ROA가 가장 낮게 나왔다.

보험사 입장에서 ROA는 단순한 수익성 지표를 넘어 경영 전반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다. 보험사 이익은 크게 보험영업에서 나오는 보험손익과 자산운용을 통한 투자손익에서 발생한다. ROA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을 합산한 순이익을 총자산 대비 비율로 표현하기 때문에, 보험 본업의 언더라이팅(계약 인수) 경쟁력과 자산운용 능력을 동시에 반영한다.

특히 대규모의 보험료 수입과 준비금으로 형성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보험사 특성상, ROA가 낮다는 것은 보험영업이나 자산운용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에서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 엇갈린 ROA, 구조적 한계 넘어설 ‘자산운용 다변화’가 핵심 변수

손보와는 달리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1분기 일제히 수익성 지표를 끌어올리며 ROA 격차를 좁히는 모양새다. 상위 3개 생보사(삼성·한화·교보생명)의 ROA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이들 3개 생보사의 ROA 단순 평균치는 1.08%다. 이는 지난해 1분기 0.80% 대비 0.28%포인트 오른 수치다.

삼성생명의 1분기 ROA는 지난해 1.01%에서 올해 1.43%로 0.42%포인트 올랐고,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ROA도 0.39%에서 0.79%로 0.40%포인트 상승했으며 교보생명의 ROA도 1.01%에서 1.03%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각각 1.11%에서 0.76%로 0.35%포인트 하락, 1.05%에서 0.96%로 0.09%포인트 하락했다. 외국계 생보사인 라이나생명은 4.65%에서 4.92%로 상승하며 생보사 전체 중 가장 높은 ROA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생손보 ROA 희비 교차가 각 업권의 보험 본업 경쟁력 변화보다 금리 변동성과 일회성 회계 요인에 기인한 게 크다고 진단한다. 손보사들의 투자손익 급감이 채권 평가손실 등 금리 변동기 일시적 충격에 가깝고, 일부 생보사 개선에도 부동산 등 자산 처분이익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구조적 요인도 맞물려 있다. 특히 손보사들은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높은 반면 ROA는 다소 낮게 형성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업계에 따르면 이는 부채 규모에 비해 적은 자본이 요구되는 장기손해보험의 저축성 보험료 적립금 비중이 높은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이 적립금은 계약자에게 공시이율을 지급해야 하므로 부채 규모 대비 투자이익이 높지 않아, 전체 자산 규모를 확대시키더라도 결과적으로 ROA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또 국내 자동차보험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사업비율은 낮지만,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점도 보험 본업 수익성에 지속적인 부담을 줘 ROA에 부정적이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자산운용 역량이 ROA 격차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행 보험사 자산운용 비율 규제를 사전적·정량적 통제 중심에서 사후적·위험관리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특정 자산운용 방식에 일정 비율 한도를 두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 규제가 완화될수록 대체투자·해외자산 등 다변화 여지가 커지면서 자산운용 수익성이 ROA를 직접 가르는 구조로 이행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빅5 기준 평균 85%를 넘어선 데다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까지 더해지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악화하는 이중 압박에 시달렸다”면서도 “자산운용 비율 규제가 유연화되면 보험사들이 대체투자·해외자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투자손익 변동성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 ROA는 결국 보험 본업 수익성과 자산운용 역량의 합산인 만큼, 양쪽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어느 보험사가 먼저 갖추느냐가 중장기 ROA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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