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택근무 확산에 오피스 가치 급락…韓·日은 충격 제한적
글로벌 부동산 8분기 연속 플러스…“새로운 회복 사이클 시작”

11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누빈자산운용이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이지원 기자>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의 가격 조정을 마치고 새로운 회복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상당 폭 조정된 데다 최근 수익률과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부동산 시장은 미국 등과 달리 코로나19 이후 오피스 수요 감소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글로벌 실물자산 투자전망’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과 인프라, 자연자본 등 주요 실물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누빈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부동산 가치는 2022년 중반 고점 대비 약 15~25%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비게일 딘 누빈 리얼에셋 전략 인사이트 글로벌 대표는 “글로벌 부동산은 8개 분기 연속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 새로운 회복 사이클의 시작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임대료 등을 통한 인컴 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며 “최근에는 자본가치 상승률까지 플러스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인컴 수익에 자산가격 회복이 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주요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리 충격의 정도가 달랐던 데다 코로나19 이후 오피스 시장의 변화에서도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오피스 수요가 크게 감소했고, 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이 전체 부동산 시장의 조정을 키웠다. 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미국과 같은 수준의 재택근무 전환이나 오피스 수요 감소가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치 하락폭이 제한됐다는 것이 골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부동산 투자 기회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채드 필립스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글로벌 부문 대표는 “서울을 포함한 일부 오피스 시장과 도쿄·서울·시드니·멜버른의 도심형 물류시설 등을 선호 투자처로 제시한다”면서 “서울 주거 부동산 역시 임대시장 구조 변화 등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투자 대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는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혔다. 누빈은 현재 부동산 자산의 가격을 산정할 때 이미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고금리 장기화 환경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드 필립스 대표는 “자산 가격을 평가할 때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으며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 않다”면서 “추가로 한두 차례 금리가 오르는 것은 흡수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이 된다면 자산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금리 환경에서는 부동산 직접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대출에서 투자 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3년 내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자 가운데 대출금을 전액 상환할 계획인 차입자는 21%에 불과해 리파이낸싱 수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출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은 충분하지 않아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호주 등의 구조화 부동산 대출을 유망 투자전략으로 꼽았다.
애비게일 딘 대표는 “현재 구조적으로 부동산 대출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구조화 대출과 백레버리지 등을 활용할 경우 두 자릿수 수익률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위험조정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빈은 42개국 1800곳 이상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사모 자산을 합쳐 1조4000억달러 이상을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5위권 부동산 운용사이자 20위권 인프라 운용사이며, 기관 농지투자 운용 규모로는 세계 1위에 달한다.
누빈은 올 4분기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스(Schroders)도 인수하며 몸집을 더욱 키운다는 방침이다. 인수가 완료될 경우 합산 운용자산은 2조6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마이크 세일즈 누빈 리얼에셋 CEO는 “아직 딜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인수가 완료될 경우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사업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더 큰 자산운용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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