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대신 ‘변화’ 택한 KB금융…‘올라운더’ 이재근에 그룹 키 맡겨

시간 입력 2026-09-14 17:43:43 시간 수정 2026-09-14 17: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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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실적 경신했에도 ‘세대교체’ 택한 KB금융
업계 "당국 지배구조 개선안 추진 영향 무시 못해"
이재근, 재무·전략·글로벌·WM 등 핵심직무 역임

KB금융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KB금융의 수장을 맡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연속 경신했다. 업계는 이에 양 회장의 무난한 연임을 예상했으나 이를 깨고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KB금융은 이에 대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었기에 이재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금융당국이 지속 강조해 오는 지배구조 개선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14일 KB금융에 따르면 이 부문장은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 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이 부문장은 재무·전략·글로벌·WM 등 그룹 내 주요 핵심 직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1993년 국민은행의 전신인 주택은행으로 입행 후 2015년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과 2017년 CFO 등을 거쳐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썼다.

지난 2022년에는 업계 최초 최연소(1966년생) 은행장으로 선임되며 재임 3년간 은행 이익 체질의 재설계를 통해 2025년 사상 최대 순이익으로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재임기간 당시 은행의 순이익은 2조5380억원(2021년)→2조7283억원(2022년)→3조1500억원(2023년)→3조1514억원(2024년)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이 부문장은 행장에 이은 KB금융 글로벌사업부문장까지 맡으면서, 내부 부회장직이 사라진 상황에서 사실상 부회장 역할을 해왔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부문장으로 선임된 이 내정자가 오랜 도전 과제인 글로벌 부문과 WM·SME 부문을 총괄 지휘하며 그룹의 성과를 높이는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내정자는 당일 서울 여의도 사옥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 시대에 앞으로 3∼5년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하는 금융그룹의 명운이 달린 시기”라며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안정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조화춘 회추위원장은 이 내정자에 대해 “지주 부문장과 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 등에 대한 높은 식견,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했다”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안으로 인해 KB금융이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해당 개선안은 국회 논의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며 지속해서 발표가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내달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개선안 논의는 또 한 번 밀릴 가능성이 높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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