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사 민원 4450건 ↑…삼성화재 860건 늘어 최다
올해 2분기 누계 3만1751건…생보 22.8%·손보 13.7% 증가

주요 보험사 민원건수 환산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민원 건수가 지난 1년 동안 16%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 손보업계가 주도하던 민원 증가세가 올해는 생보업계로 옮겨간 모습이다.
21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와 손보사에 접수된 민원은 올해 2분기 누계 기준 3만1751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301건 대비 4450건(16.30%) 증가한 수치다.
업권별로는 생보사가 7942건에서 9750건으로 1808건(22.77%) 늘었다. 손보사는 1만9359건에서 2만2001건으로 2642건(13.65%) 증가했다. 생보사 증가율이 손보사의 1.7배에 달한 것이다. 지난해 생보사 민원 증가율이 1.5%, 손보사가 9.1%였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뒤집힌 셈이다.
손보사에서는 삼성화재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삼성화재의 민원은 지난해 2분기 누계 3365건에서 올해 2분기 누계 4225건으로 860건(25.6%) 늘었다. 이어 △DB손보 615건(3076건→3691건, 20.0%) △KB손보 428건(2755건→3183건, 15.5%) △한화손보 228건(1186건→1414건, 19.2%) △NH농협손보 205건(404건→609건, 50.7%) 순이었다. 반면 현대해상은 3520건에서 3365건으로 155건 줄었다.
생보사에서는 흥국생명이 지난해 2분기 누계 290건에서 올해 2분기 누계 622건으로 332건(114.5%) 늘어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가장 컸다. 이어 △삼성생명 250건(1862건→2112건, 13.4%) △한화생명 204건(1296건→1500건, 15.7%) △라이나생명 182건(378건→560건, 48.1%) △동양생명 170건(281건→451건, 60.5%)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 건수를 의미하는 ‘민원 환산건수’를 같은 기간 누계로 보면 편차가 더 뚜렷하다. 생·손보사를 통틀어 이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예별손보(35.05건)였다. 지난해 MG손보의 계약을 이전받아 출범한 곳으로, 계약 이전 과정에서의 혼선이 민원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 중에서는 KDB생명이 29.51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생명(26.64건), BNP파리바카디프생명(26.04건), 흥국생명(20.68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위 3개 생보사(삼성·한화·교보생명)는 나란히 올랐다.
한화생명이 10.56건에서 12.05건, 교보생명이 10.14건에서 11.32건, 삼성생명이 10.15건에서 11.16건을 기록했다. 이 밖에 △신한라이프 13.81건(지난해 2분기 누계 11.85건) △KB라이프 12.41건(11.81건) △ABL생명 11.92건(5.90건) △동양생명 10.40건(6.48건) 등이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예별손보에 이어 KB손보가 15.72건으로 높았다. 이어 △메리츠화재 15.63건 △롯데손보 14.88건 △현대해상 14.76건 △DB손보 14.51건 순으로 집계됐다. 상위 5개 손보사 가운데서는 삼성화재가 12.11건으로 가장 낮은 위치를 지켰다.
◇분쟁 접수는 1년 새 47.8% 급증…금감원, 14개사 현장점검
이런 보험사 민원 가운데 다툼이 큰 분쟁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보험 분쟁은 1만54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43건 대비 4993건(4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처리 건수는 1만1230건에서 1만4062건으로 25.2% 늘어나는 데 그쳐, 접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생보사 4곳과 손보사 10곳 등 14개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KB손보와 DB손보를 시작으로 순차 진행하며, 분쟁 민원 관리 전략이 현장에서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처리 지연도 과제로 남아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민원 평균 처리기간은 56.2일로 2024년 51.2일보다 5일 늘었다. 전체 금융민원 평균(46.6일)보다 열흘가량 길다. 지난해 전체 금융민원 12만8419건 가운데 보험이 6만2937건으로 49.0%를 차지했다.
금융당국은 민원 일부를 협회로 넘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부터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관련 민원을 보험협회가 처리하기 시작했고, 이달부터는 보험모집인 수수료 및 위·해촉 관련 민원과 보험사 직원 불친절 민원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민원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걸러내야 할 공시지표의 한계도 지적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대표 공시지표인 불완전판매비율에 대해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정책 성과를 보여주는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보험사 간 편차 축소와 과소추정 가능성으로 비교·활용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 지표가 해지된 계약만 반영해 실제 피해 수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원인과 책임 주체를 구분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를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공시 항목이 과도하고 복잡해 소비자가 핵심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 과부하’ 현상도 문제로 꼽혔다. 판매자 정보 확인 제도의 인지도는 40% 수준에 머물렀고 고령층의 접근성은 특히 낮았다. 이에 과정 중심 지표에서 벗어나 소비자 경험과 결과를 반영하는 성과 중심 지표를 확대하고, 피해 규모와 사유, 책임 주체별 통계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 건수는 늘었는데 불완전판매비율 같은 기존 지표는 회사 간 차이가 거의 없어 어디가 문제인지 가려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표가 현실을 담지 못하면 개선 노력도 엉뚱한 곳에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를 사후적인 민원 해결 차원으로만 접근하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보다 평판도 나빠지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든다”며 “경영상의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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