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유, 중동 사태 장기화 하반기도 특수 지속…원유 안정적 조달은 변수

시간 입력 2026-09-18 17:31:27 시간 수정 2026-09-18 17: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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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마진·유가 강세 지속…상반기 이어 실적 개선 전망
OSP 인하로 원가 개선 기대…사우디 송유관 등 원유 차질 장기화 여부 주목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제공=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석유제품 공급 부족으로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국제유가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유가 하락기에 제기됐던 역래깅 부담도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 이어 사우디 내륙 원유 수송망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 조달을 둘러싼 공급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변수로 남아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4.8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101.9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지난 7월 배럴당 6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은 채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주요 원유 해상 수송로의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까지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복합정제마진은 9월 첫째 주 배럴당 33.6달러, 둘째 주 배럴당 26.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정유업계가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배럴당 4~5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하반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상반기 국내 정유 4사는 14조7906억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제마진 강세와 함께 낮은 가격에 확보한 원유가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는 래깅 효과와 재고 관련 이익 등이 수익성을 견인한 영향이다.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중동 정세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역래깅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과 중동 석유화학 설비의 재가동 지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설비 파손 등으로 글로벌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정제 부문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 윤활유 부문은 2조20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를 인하하면서 정유업계의 원가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우디 아람코의 OSP는 지난 5월 배럴당 19.5달러 할증에서 9~10월 -2.0달러까지 낮아졌다. 마이너스(-) OSP는 기존 유가보다 낮은 가격에 원유를 공급한다는 의미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하반기 호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 불확실성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동서횡단 송유관의 가동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사우디 원유를 홍해를 통해 수출할 수 있는 핵심 우회 수송망으로 꼽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는 수급 계약부터 실제 국내 도입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미 확보한 물량을 바탕으로 단기 대응이 가능해 당장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11월 이후부터는 원유 확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이에 대응해 미국산 원유 등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늘리며 공급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에 가장 많이 들어온 원유는 사우디산으로 1억7317만9000배럴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도입량은 12.0% 감소했다. 이라크산과 쿠웨이트산 역시 각각 41.9%, 42.6%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원유 도입량은 1억1316만8000배럴로 16.2% 증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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