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파생상품 관련 손실 142조…이익 늘었지만 손실 증가 더 가팔랐다

시간 입력 2026-09-21 17:45:35 시간 수정 2026-09-21 17: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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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파생상품 관련 이익 126% 늘 때 관련 손실은 218% 증가
미래에셋‧KB‧NH, 파생상품 관련 손익 적자 6조원 넘어…운용 성과는 오히려 개선

2026년 상반기 증권사 파생상품 관련 손익.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142조원에 육박했다. 파생상품 관련 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2배 넘게 늘었지만 손실 증가 속도가 더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파생상품 관련 손실 증가가 실제 운용손실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증권사는 주식 등 현물자산을 보유하면서 주가 하락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해 반대 포지션을 취한다. 이 때문에 주식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헤지 목적의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파생상품 손익만으로 증권사의 실제 운용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21일 금융투자협회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증권사 29개의 올해 상반기 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100조원으로 전년 동기(44조원)보다 12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 관련 손실은 142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5조원)보다 218.1% 늘었다. 같은 기간 이익에서 손실을 차감한 금액은 -2074억원에서 -41조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파생상품 관련 손익 적자가 가장 컸던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6조7552억원을 기록했다. 그다음 △KB증권 -6조4303억원 △NH투자증권 -6조3212억원 △키움증권 -5조8048억원 △메리츠증권 -3조3095억원 △삼성증권 -2조6513억원 △신한투자증권 -2조1366억원 △한국투자증권 -1조7982억원 순으로 컸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특히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서 적자가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주식 관련 파생상품 거래손익은 -5조5550억원, 평가손익은 -1조3861억원으로 이를 합친 손익은 약 -6조9411억원이다. 전체 파생상품 거래·평가손익은 -6조7339억원이다. 통화·상품 관련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플러스 손익이 일부 상쇄한 결과다.

KB증권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주식 관련 파생상품 평가·처분이익은 3조6914억원, 손실은 9조9777억원으로 순손익이 -6조286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3018억원)보다 마이너스 폭이 크게 확대됐다.

파생상품 관련 손익 적자 확대가 증권사의 실제 운용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사채 등 구조화상품을 발행하면 주식과 채권, 선물·옵션·스왑 등 여러 금융상품을 동시에 활용한다. 특정 파생상품에서 평가·처분손실이 발생해도 이를 헤지하기 위해 보유한 금융자산이나 관련 금융부채에서 반대 방향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의 운용 실적은 개선됐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운용투자손익은 4835억원으로 전년 동기(1739억원)보다 178%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운용 관련 이자수지도 34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379억원)보다 3% 증가했다.

파생상품 공급과 자기자본투자가 포함된 트레이딩 부문 영업이익도 1526억원으로 전년 동기(811억원)보다 88.1% 증가했다. KB증권 역시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 거래 등이 포함된 자산운용 부문 영업이익이 50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00억원)보다 26.3% 늘었다.

대형 증권사들의 파생상품 관련 손익 적자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용 관련 실적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의 파생상품 성과는 파생결합증권과 현물자산 등 대응 포지션에서 발생한 손익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올해처럼 증시 변동성과 거래 규모가 함께 커진 환경에서는 파생상품 손익 계정의 절대 규모보다 전체 헤지 구조와 운용 부문의 최종 성과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비즈니스 구조는 주식포지션을 롱포지션으로 취했으면 헤지로 파생상품을 통해 숏포지션을 취하게 된다”며 “그러면서 차익거래나 수수료 손익을 증권사에서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에서 손익이 플러스로 크게 발생했으므로 파생에서 손익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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