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6.6조·신한카드 6.3조…불황 대비 ‘곳간’ 채우는 카드업계

시간 입력 2026-09-25 07:00:00 시간 수정 2026-09-23 13: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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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사 이익잉여금 20.5조…전년 대비 1조2745억원 증가
금리·수수료·대출규제 ‘삼중고’…불확실성 대비 내부 유보↑
ROA·ROE 3년 연속 하락…고금리·수수료 인하에 수익성 압박↑

고금리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이익잉여금을 늘리며 재무적 여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7개 전업카드사의 이익잉여금이 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모든 카드사의 이익잉여금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3년 연속 하락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한 내부 유보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6월 말 이익잉여금은 총 20조5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9조2675억원) 대비 6.6%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6월 말 6조258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조5746억원으로 3163억원(5.1%) 증가했다. 7개 카드사 가운데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신한카드의 이익잉여금은 같은 기간 6조924억원에서 6조3056억원으로 2132억원(3.5%) 늘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모두 6조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게 됐다.

뒤이어 현대카드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6월 말 2조9634억원에서 올해 3조2123억원으로 2489억원(8.4%)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2조7194억원에서 2조8854억원으로 1660억원(6.1%)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2조5668억원에서 2조6175억원으로 507억원(2.0%) 늘었다. 롯데카드는 7개사 가운데 증가율과 증가액이 모두 가장 낮았다.

1년새 이익잉여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6월 말 1조237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4055억원으로 1684억원(13.6%) 증가했다. 우리카드 역시 같은 기간 1조4299억원에서 1조5511억원으로 1212억원(8.5%) 늘었다.

이익잉여금은 영업 및 재무활동의 성과로 발생한 이익 중 상여나 배당 등으로 유출되지 않고 사내에 유보되는 자본을 뜻한다.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축적한 내부 자금인 만큼 기업의 손실 흡수 능력과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평가된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내부 유보금을 늘리는 데는 불안정한 업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황 악화에 따른 손실 및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내부 유보금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비용이나 부실채권이 증가할 경우 이익잉여금을 통해 손실을 흡수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2012년부터 적용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따라 가맹점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약화됐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부담까지 커진 영향이다.

카드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지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카드사의 총자산순이익률은 2023년 말 1.50%에서 2024년 1.45%, 2025년에는 1.28%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 역시 2023년 말 8.17%에서 2024년 7.00%, 2025년 6.28%로 지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으로, 금통위가 연속 인상에 나선 것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회 연속 인상한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시장금리 상승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이후 신규 회사채 발행금리와 만기도래 채권 금리 간 스프레드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향후 차환 과정에서 이자비용 부담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도 존재함에 따라 향후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에서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카드사들의 내부 유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카드업권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업황 개선 시점도 불투명한 만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이익잉여금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카드사들이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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