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3%의 반전…대한항공 항공우주, 상반기 영업익 7.4배 ‘껑충’

시간 입력 2026-09-22 17:30:00 시간 수정 2026-09-23 08: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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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이익 367억원…지난해 연간치의 1.5배
흑자 부문 중 유일한 증익…이익률도 7.9%로 최고
군용기 정비 수주잔고 18% 늘어 1조8187억원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이 회사 전체 이익 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달라졌다. 고유가로 주력인 항공운송 부문 이익이 절반 아래로 줄어드는 사이, 매출 비중이 3%대에 불과한 이 사업은 흑자를 낸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이익을 늘렸다. 방산 물량이 쌓이면서 수익성도 함께 높아졌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우주 부문 매출은 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2974억원)보다 55.4% 늘었다. 영업이익은 49억8000만원에서 367억1200만원으로 7.4배가 됐다. 영업이익률은 1.67%에서 7.94%로 6.27%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242억원)의 1.5배를 넘어섰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2101억원으로 전년 동기(1624억원)보다 29.4% 늘었다. 이 사업은 2024년 157억원 영업손실을 낸 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항공운송 부문 영업이익은 8213억원에서 3472억원으로 57.7% 줄었다. 지난 2월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길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호텔 부문은 적자를 이어갔고, IT서비스와 항공기엔진수리 등이 묶인 기타 부문 이익도 절반 아래로 줄었다.

이에 따라 부문 합계 영업이익에서 항공우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0.6%에서 올해 상반기 9.6%로 높아졌다. 반면 매출 비중은 2.3%에서 3.2%로 오르는 데 그쳤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세 배가량 큰 구조다.

실적 개선은 방산이 이끌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이 길어지며 글로벌 방산 시장이 확대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6월 말 기준 항공우주 부문 수주잔고는 4조7176억원으로 지난해 말(4조4636억원)보다 5.7% 늘었다. 이 가운데 군용기 정비·성능개량(MROU) 잔고가 1조5391억원에서 1조8187억원으로 18.2% 늘며 다른 품목의 감소를 상쇄하고 전체 잔고를 끌어올렸다. 항공기체와 무인기 잔고는 각각 2조650억원, 816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소폭 줄었다. 수주잔고 전체는 지난해 연간 매출의 6배 규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말까지 지금의 수익성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항공통제기 예상 이미지.<사진=대한항공>
항공통제기 예상 이미지.<사진=대한항공>

잔고를 채운 것은 지난해부터 대형 계약이 잇따른 결과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과 8302억원 규모의 UH/HH-60 특수작전용 헬기 성능개량 계약을 맺었다. 2031년 8월까지 이어지는 사업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주계약자인 미국 L3해리스와 6318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공군 항공통제기 4대 사업에 참여했다. 기본 기체인 봄바디어 글로벌 6500을 구매해 공급하고 1·2호기 공동개발과 3·4호기 국내 개조를 맡는 구조다. 한국형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에도 LIG D&A(옛 LIG넥스원)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다. 방위사업청과 LIG D&A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계약 규모는 1조5593억원이며, 대한항공은 기체 도입과 개조, 체계통합을 담당한다.

기체사업에서도 영역을 넓혔다. 대한항공은 2분기 미국 보잉으로부터 AH-64 헬기 구조물 제작 사업을 새로 수주해 민항기 중심이던 사업 범위를 군용기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 협력사에 기술을 지원해 보잉 787 윙팁 초도 생산도 마쳤다.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사진=대한항공>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사진=대한항공>

무인기는 개발에서 양산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들어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8일 부산 강서구 테크센터에서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 출고 기념식을 열었다. 길이 13m, 날개폭 26m에 12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한 기체로, 고도 10km 이상에서 지상 목표물을 정찰한다. 공군 수락시험을 거쳐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지난해 2월에는 저피탐 무인편대기 비행 시제기를 출고했다.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과는 지난해 4월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8월 한국·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율형 무인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생산 기반도 확충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30일 부산시와 2000억원 규모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부산테크센터 유휴부지 3만6363㎡에 연면적 5만2892㎡ 규모 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래형 무인기와 차세대 민항기 부품 생산, 군용기 개조를 함께 수행하는 시설이다. 항공우주 부문 자산은 6월 말 1조914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4% 늘었다.

이익 금액은 작다. 상반기 항공운송 부문 영업이익 감소분이 4742억원인 데 비해 항공우주 증가분은 317억원이다. 회사 전체의 이익 감소를 상쇄할 수준은 아니다. 수주잔고에는 달러로 표시된 민항기 기체 계약이 포함돼 있어 환율 변동분이 반영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다만 수익성만 놓고 보면 항공우주는 상반기 대한항공 4개 사업부문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다. 항공운송 부문 영업이익률은 2.5%, 기타 부문은 3.9%였고 호텔 부문은 적자였다. 오는 12월 17일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항공운송 부문의 비용 변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4조7000억원대 수주잔고를 확보한 항공우주가 이익 기여도를 높여갈 수 있을지가 하반기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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