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말 자기자본 8조3495억원…자기자본 200%까지 발행 가능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133% 증가…IB 부문 순이익7 7% 감소

메리츠증권이 약 1년 2개월 만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 시장성 조달을 크게 늘린 가운데 발행어음까지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추가됐다. 상반기 기업금융(IB) 부문의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만큼 늘어난 조달 여력을 IB 확대에 얼마나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하고 단기금융업을 인가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9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가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단기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로 대규모 추가 조달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8조3495억원으로 지난해 말(7조5353억원)보다 10.8% 증가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발행어음 최대 발행 규모는 약 16조6991억원이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이전부터 단기 시장성 조달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의 CP 발행 잔액은 4조493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250억원)보다 약 2배 증가했다. 전자단기사채는 같은 기간 2162억원에서 1조1640억원으로 438.3%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의 CP와 전자단기사채 합산 잔액은 5조2133억원으로 전년 말(2조2412억원)보다 132.6% 늘었다. 반면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액은 15조3144억원으로 지난해 말(18조2666억원)에 비해 16.2% 줄었다. 전체 차입부채는 30조2820억원에서 30조1306억원으로 0.5% 감소해 조달 총량보다는 조달수단의 구성이 달라진 것이다.
발행어음 사업이 본격화되면 메리츠증권은 CP와 전자단기사채, 회사채 등에 더해 개인과 법인 고객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조달원을 넓히면 동시에 만기와 금리를 다양화해 자금 운용의 선택지를 확대할 수 있다.
확대된 조달력을 어디에 활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증권의 IB 부문 주요 사업은 기업 자금조달 자문, 기업신용공여, 기업공개(IPO) 주관, 채권 인수 등이다. IB 사업에는 기업자금조달 관련 자문과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도 포함된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상반기 IB 부문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IB 사업 당기순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 동기(1818억원)보다 76.9% 감소했다. 메리츠증권 측은 공시를 통해 IB 실적 감소의 원인을 부실여신 회수 지연과 대규모 충당금 적립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 위축에 따른 신규 딜 발굴 둔화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로 IB 사업 확대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조달 수단을 확보했지만 자금 운용 방향에는 이전보다 제약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부동산금융을 축소하고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IB 경쟁력을 키워왔다. 반면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는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도 함께 늘려야 한다. 이에 향후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기존 부동산금융뿐 아니라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회사채 인수, 성장기업 투자 등으로 얼마나 확장될지가 중요해졌다.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성과는 자금 조달을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확보한 자금을 수익성 있는 기업금융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상반기 부진했던 IB 부문의 신규 거래 확보와 비부동산 자산 확대가 향후 발행어음 사업 성과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IB 역량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기업과 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안정적 자금조달을 기반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테일 고객에게는 양질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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