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보다 인프라 제공에 초점
내년 VASP 신고 추진…한국 거점으로 아시아 사업 확대
글로벌 가상자산 결제 및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문페이(MoonPay)가 한국 법인 ‘문페이 코리아(MoonPay Korea)’를 공식 출범하고, 한국을 향후 아시아 사업 확장의 주요 거점으로 육성한다.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보다는 국내 금융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하고, 이를 해외 송금과 결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은행과 KB금융그룹, 카카오뱅크 등 국내 금융사와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VASP(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문페이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문페이 한국 공식 론칭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 같은 한국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이부건 문페이 공동창업자 겸 아시아태평양 대표와 캐롤라인 D. 팜 문페이 최고법률책임자(CLO) 겸 최고관리책임자(CAO), 최한결 문페이 전략총괄이사가 참석했다.
문페이가 한국을 아시아 사업의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높은 디지털자산 수요와 무역 중심의 경제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부건 대표는 “지난해 데이터를 보면 한국은 전 세계 온체인 거래량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한국은 제조업 기반으로 수출입이 많은 나라인 만큼 동남아뿐 아니라 전 세계 온체인 금융을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한국을 헤드쿼터로 생각하고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캐롤라인 CLO 역시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신기술 수용성과 규제 환경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2022년부터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 대중이 새로운 기술에 얼마나 개방적인지 인상 깊게 봤다”며 “한국을 지역 본부로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 국내서 가상자산사업자 인증 추진…화이트라벨 인프라 제공 집중
구체적으로 문페이는 한국 시장에서 △금융기관과 디지털 플랫폼 간 협업 △국경 간 자금 이동 및 디지털자산 유통 △한국을 거점으로 한 아시아 사업 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학생 해외송금과 외국인의 국내 결제, 무역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 간 대금 지급 등 국경 간 결제를 주요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해외에서 이를 매수·보유하고 다른 자산으로 전환하거나 지급·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유통망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문페이는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사업 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누적 처리금액은 450억달러 이상, 인증 이용자는 3200만명 이상이며, 최근 12개월 기준 온보딩·거래 파트너는 1500개 이상에 달한다. 온·오프램프부터 스테이블코인 전환, 글로벌 지급, 발행·상환, 가맹점 결제·정산까지 온체인 가치 이동 전반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문페이는 국내 금융사들과 연계해 가상자산 관련 인프라 및 결제·송금 서비스에 나서고자 내년 중 국내 금융정보분석원( FIU)에 VASP 신고·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국내 VASP 신고 진행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컨설팅 계약을 포함해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고 한국 규제에 맞는 시스템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VASP 라이선스를 신청해 인증을 받고, 금융회사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페이는 향후 국내 금융사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에도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할 방침이다. 문페이가 내세운 것은 기업이나 금융사가 자체 브랜드를 붙인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화이트라벨’ 방식이다.
◇ 써클과 경쟁보다 ‘파이 키우기’…유동성 공급(LP)이 핵심 수익 모델
캐롤라인 CLO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써클과의 차이점에 대해 “써클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보유하고 있지만 문페이는 화이트라벨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파트너와 협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써클의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화되면서 전체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라며 “써클과 경쟁하기보다는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채택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에서는 유동성 공급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다. 이 대표는 국내 은행들이 문페이에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 가운데 하나로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꼽았다.
이 대표는 “은행들을 만나보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은 LP였다”며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크로스체인 환전과 유동성 풀을 제공하고, USDC와 USDT 등 서로 다른 스테이블코인 간 전환을 지원하는 것을 가장 큰 수익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문페이는 우리은행과 KB금융그룹, 카카오뱅크 등 국내 금융사와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과는 원화 기반 금융 인프라를 문페이의 글로벌 유통·지급망과 연결한다.
이를 통해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해외 교민과 유학생, 관광객 등이 현지에서 이를 매수·보유하거나 다른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문페이의 월렛과 온·오프램프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사는 기업 간 국경을 넘는 지급·정산도 검토한다. 우리은행의 해외송금 경험과 문페이의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결합해 국내 기업의 해외 대금 지급과 해외 기업의 국내 대금 지급 과정에서 효율적인 자금 이동 방식을 검증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는 법정화폐와 디지털자산 간 전환을 위한 온·오프램프 인프라와 월렛 서비스를 검토한다. 국내 제도에 맞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사업 구조와 해외송금·결제 사업도 협력 대상이다.
또 KB국민카드와는 외국인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모델을 개발한다. 결제뿐 아니라 가맹점 정산과 오류 발생 시 처리 과정까지 포함한 공동 실증(PoC)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와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전 과정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증한다. 유학생이 국내에서 송금을 신청하면 스테이블코인 전송과 달러 전환을 거쳐 미국 현지 은행 계좌에 입금되는 방식으로, PoC에서는 송금 신청부터 최종 계좌 입금까지 1시간 이내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KB·우리·카뱅·핑거 연합전선…전통 금융의 온체인 전환 지원
아울러 금융IT 기업 핑거와는 문페이의 글로벌 인프라를 국내 금융사 시스템에 실제 적용하는 ‘라스트마일’(최종 연동) 구축에 나선다. 핑거는 국내 주요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에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기업금융 시스템과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 준 국내 핀테크 솔루션 기업이다.
문페이는 이 핑거 인수에 참여했으며 핑거의 국내 금융시스템 구축 경험을 활용해 API와 월렛,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KYC), 거래·정산 정보 등을 은행·카드사 시스템에 연결할 계획이다.
이처럼 문페이는 기존 금융사를 대체하기보다 이들이 온체인 금융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자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문페이 코리아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을 지속 확대하고, 관련 제도와 규제 환경에 맞춰 국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캐롤라인 CLO는 “많은 가상자산 기업은 전통금융을 파괴하고 은행을 우회하는 대안 금융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지만 문페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은행은 우리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시스템이 온체인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은행과 다른 전통 금융기관들이 문페이의 화이트라벨 솔루션을 이용해 온체인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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