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빅3 중에서는 교보 10.97%·한화 10.33%…작년 사용률 15%대로
아빠 육아휴직 6.7만명 ‘역대 최대’…실효성 높일 ‘조직 문화 개선’ 과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하게 여기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 역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보험사에 재직 중인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 성적표가 공개돼 이목을 끈다.
12일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분기보고서(2025년 12월 말 기준)를 바탕으로 최근 3개 연도(2023~2025년)의 ‘남자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을 전수 조사한 결과, 손해보험업계에서는 KB손보,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각각 가장 높은 사용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고로 육아휴직 사용률은 당해연도 출산 이후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 수를 당해연도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 수로 나눈 값이다.
상위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메리츠화재·DB·KB손보·현대해상) 중에서는 KB손보에 재직 중인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 3년 단순 평균치가 가장 높았다.
KB손보에 재직 중인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3년 28.6%, 2024년 0%, 2025년 7.7%로, 3개 연도 단순 평균치는 12.1%다. 이는 상위 5개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로, 2024년 일시적으로 사용률이 급감했으나 2025년 들어 다시 회복하며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조직 문화를 보여줬다.
KB손보에 이어 최근 남성 육아휴직자가 가파르게 늘어난 현대해상이 2위에 올랐다. 현대해상의 3년 단순 평균치는 8.00%(2023년 5.9%, 2024년 7.0%, 2025년 11.1%)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어 △삼성화재가 6.33%(2023년 2.5%, 2024년 10.1%, 2025년 6.4%)로 3위 △메리츠화재가 5.33%(2023년 5.0%, 2024년 11.0%, 2025년 0%)로 4위에 자리했다. 반면 △DB손보는 1.83%(2023년 1.5%, 2024년 2.3%, 2025년 1.7%)에 불과해 대형 손보사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매년 사용률이 1~2%대 안팎의 박스권에 머물면서 타사와의 격차도 확연했다.
KB손보 관계자는 “당사는 남성 직원들도 커리어 공백이나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수년간 지속해서 조성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일과 가정의 실질적인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유연한 조직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위 3개 대형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생명)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최근 3년 단순 평균치가 가장 높았다.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 3년 단순 평균치는 △삼성생명이 11.96%(2023년 10.0%, 2024년 11.1%, 2025년 14.8%)로 가장 높았다. 삼성생명은 매년 사용률이 꾸준히 상승하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어 △교보생명이 10.97%(2023년 12.2%, 2024년 5.1%, 2025년 16.4%)로 2위 △한화생명이 10.33%(2023년 10.7%, 2024년 5.3%, 2025년 15.0%)로 3위에 자리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2024년 일시적인 하락세를 겪었으나, 2025년 들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사용률이 급증하며 일제히 15%선을 넘어선 점이 눈에 띈다.
◇ 남성 육아휴직 확산 뚜렷하지만…여전한 ‘눈치 보기’ 문화는 숙제
이처럼 업계 전반에서 남성 육아휴직이 확산하는 추세지만, 회사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요인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직장에서는 여전히 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며 “실제 남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꺼리는 주된 이유로는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저하에 대한 불안감과 휴직 기간 중 발생하는 소득 감소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국민인식조사 결과 ‘육아휴직 사용에 있어 직장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본다’는 응답이 80% 이상에 달해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육아휴직 사용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도 남성 육아휴직 활용이 낮은 주된 이유로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에서 뒤처질 염려(36.8%)’가 가장 높았고, ‘휴직 기간 중 소득 감소(34.8%)’가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드라이브도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는 6만7200명으로, 전년 기준 4만1829명 대비 60.7% 급증했다.
이는 전체 육아휴직 수급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6.5%에 달하는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2023년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가 3만5336명(28.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며, 특히 남성 증가율이 여성(29.1%)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출산휴가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수급자 수는 2025년 기준 34만2388명으로 집계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초로 30만명 선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3% 증가한 수치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정부는 이러한 맞돌봄 문화의 확산과 출생률 반등 흐름을 공고히 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더욱 파격적인 대책을 대거 시행한다. 우선 남성의 출산·육아 참여 확대를 위해 임신 중에도 남성이 육아휴직 및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배우자 3종 지원 세트’가 도입된다. 또한 자녀 방학이나 갑작스러운 휴교 시 1~2주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인력 공백과 현장의 눈치 보기 문화를 완화하기 위한 재정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대체인력을 채용하는 사업장에 지급하는 대체인력지원금을 기존 월 120만원에서 최대 140만원으로 상향하고,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나눠 맡는 동료에게 지급하는 ‘업무분담 지원금’도 월 최대 60만원으로 인상해 현장의 여건을 전방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효성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기간 및 수당 확대를 넘어, 노르웨이나 스웨덴처럼 일정 기간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하는 ‘남성 육아휴직 할당 제도’ 등 더욱 강력한 유인책과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업계도 숫자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 밖에서 실질적인 맞돌봄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조직문화 차원의 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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