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직원 대화 재거론…담합 의혹 질타
전량구매계약·사후정산제 개선 요구…4사 경영진, 사과·해명
최고가격제 손실보전도 논란…공정위 “부당이익 없도록 협의”

김종화 SK 에너지 대표(오른쪽 첫 번째부터), 송명준 HD 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이건명 S-OIL 부사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유 4사가 국회 국정감사(국감)에서 가격 담합 의혹과 불공정 거래 관행을 놓고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중동 전쟁 이후 석유 제품 가격 인상과 전량구매계약·사후정산제 등 기존 거래 관행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정유사들은 국민들의 유가 부담에 사과하고 거래 관행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보전 과정에서 담합으로 인한 가격 왜곡이 반영될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국감을 열고, 정유 4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와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증인으로 채택됐던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안와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는 부사장으로 대체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유사 직원들의 대화 내용을 거론하며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 의원은 정유사 직원들이 주고받은 “역시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 “오늘 가격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은 생활비 부담을 겪고 국가는 경제 위기인데, 정유 4사는 전쟁을 돈벌이 기회로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 의원은 정유사와 주유소 간 전량구매계약과 사후정산제 등 기존 거래 관행도 문제 삼았다. 앞서 검찰은 정유 4사가 이 같은 거래 방식을 통해 자영주유소의 거래를 제한하고, 다른 정유사 제품을 구매한 주유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비용을 회수하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민 의원이 정유 4사에 사과와 개선 계획을 요구하자, 각 사 관계자들은 거래 관행 개선 의지를 밝히거나 유가 급등에 따른 국민 부담에 유감을 표했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는 “전량구매계약과 관련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유가가 급등하던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부담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은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GS칼텍스는 가격 담합이 없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유소와의 거래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공정위가 발표한 표준대리점계약서에 따라 현재 수정 중이며, 조속히 개선해 실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은 “호르무즈 사태 이후 유가 부담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드린 부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 의원은 지난 4월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가 체결한 상생협약의 이행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협약에는 혼합 구매 확대와 일일 판매기준가격 사전 공시, 사후정산 관행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확인해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라이브 갈무리>
이날 국감에서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보전 과정에서 담합으로 발생한 부당이익이 국민 세금으로 보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에게 최고가격제 손실보전액의 산출 근거와 담합 의혹이 손실보전액 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의했다.
박 의원은 “직원들이 가격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급 가격 인상에 합의하는 등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이 산정에 반영된다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부당한 이익까지 보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신청한 손실보전액 규모와 산출 근거를 공개할 수 있는지, 실제 투입 원가와 적정 마진을 기준으로 산정했는지,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얻을 수 있었던 기회이익까지 반영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최고가격제 정산과 관련된 자료는 이미 정산위원회에 제출했으며, 현재 세부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담합이 최종 인정될 경우 부당하게 형성된 가격을 손실보전액 산정에서 제외하고 부당 지급액을 반환할 의향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그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현재 공정위에서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해당 절차에 협조하면서 소명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다만 부당 지급액 반환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김 대표는 직원들의 가격 정보 교환과 공급가격 인상 합의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현재 공정위에서 절차가 진행 중이며, 해당 절차를 통해 소상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주 위원장에게도 담합 조사 결과를 손실보전액 검증에 활용하고, 부당 지급액이 확인될 경우 환수하도록 관계 부처에 요청할 의향이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할 때 최대한 부당한 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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