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조사기획단 출범 후 첫 사건으로 식품업계 담합 조사 착수
CJ제일제당·대상, 원재료 담합 과징금 이어 추가 제재 가능성
내수 침체·원가 부담 속 공정위 조사까지…경영 불확실성 확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두부 등 가공식품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점조사단을 신설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첫 조사 대상으로 식품업계 담합 사건을 택했다.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정위의 조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식품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들 업체가 수년간 김치·두부·유지류·선물세트·즉석밥류·장류 등 6개 품목의 가격을 담합했는지와 유통업체의 할인 판매를 부당하게 제한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번 조사는 이달 초 출범한 중점조사기획단이 실시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중점조사기획단 출범 당시 역할과 관련해 “조사역량을 적극 활용해 국민 일상과 맞닿은 민생 밀접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공정위 조사국이 폐지된 지 21년 만에 사실상 부활하면서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는 올해 상반기 설탕·밀가루 등 주요 식품 원재료 가격 담합으로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추가 조사까지 받게 되면서 제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식품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은 올해 설탕·밀가루·전분당 가격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총 373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회사는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징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4170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대상 역시 올해 전분당 가격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2341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21.34%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상은 지난해 말 과징금에 대비해 약 3753억원의 충당부채를 반영했으며,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303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공정위가 식품업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먹거리 가격이 민생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주요 식품을 소수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담합이 발생하면 가격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식품업계에서는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정위 조사까지 더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담합 행위에 대한 제재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정상적인 가격 조정이나 판촉 활동까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문제 삼는 유통업체의 할인 판매 제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언급한 유통업체가 구체적으로 어디를 의미하는지 모호하다”며 “제조사가 유통업체의 판매 방식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한데, 공정위 조사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어 부담이 크다”며 “조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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