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광폭행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재계·투자·ESG' 다 잡는다

시간 입력 2021-02-03 07:00:06 시간 수정 2021-02-04 0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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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회장 단독추대…대·중견·중소기업 아우르는 재계 수장으로
SK(주) 투자전문지주사 전환 미래유망기술 투자·ESG 경영 본격화
전기차 배터리·반도체에는 수조원 투자 ‘승부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하이닉스>

신축년을 맞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재계와 투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에 나섰다.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돼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 수장직을 맡게 됐다. 앞서 SK(주)의 투자전문지주사 전환 선언으로 유망 미래기술 기업 투자와 ESG 경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또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시장에 수조원 규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최 회장 특유의 과감한 투자 결단도 이어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이달과 다음 달 서울·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임기를 본격 시작한다.

4대그룹 총수가 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정부와 소통에서 기업 측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상법, 공정거래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잇따라 국회를 통과한 만큼, 4대그룹 총수 중 맏형인 최 회장이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보완 입법에 힘을 쏟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최 회장은 단독 추대가 결정된 직후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ESG 경영을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최 회장은 최근 SK그룹 지주사 SK(주)의 ‘투자전문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SK(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으로 개편해, 유망 미래기술 기업 투자와 ESG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다.

△‘첨단소재’ 투자센터는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 △‘그린’ 투자센터는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사업 △‘바이오’ 투자센터는 신약 개발과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디지털’ 투자센터는 AI·자율주행 등 미래 유망사업을 맡는다.

특히 그린 투자센터는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더불어 최 회장이 강조하는 ESG 경영을 담당한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에 대응하고, 지속가능 대체식품·재활용·탄소중립 사업 등을 발굴해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수소사업추진단을 CEO 직속으로 두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도 가속화한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 1·2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 1·2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장동력 확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연초부터 단행했다.

최 회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2조6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에 3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2조568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음에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5.5%로, 순위에서 전년 대비 4계단 수직상승한 세계 5위에 올랐다. 이번 헝가리 공장 설립 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생산 능력을 2025년 125GWh까지 늘릴 예정이다.

전체 전기차(EV, PHEV, HEV)용 배터리 사용량 기준/자료: SNE리서치
전체 전기차(EV, PHEV, HEV)용 배터리 사용량 기준/자료: SNE리서치

국내 유일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생산 기업인 예스파워테크닉스에도 SK하이닉스를 통해 268억원을 투자, 지분 33.6%를 인수했다.

전기·수소차 등의 필수 부품인 SiC 전력반도체는 고온과 고전압의 극한 환경에서도 98% 이상의 전력변환효율을 유지하는 등 내구성과 안정성, 범용성을 고루 갖춰, 기존 실리콘(Si) 전력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유럽 시장조사기관 IHS마킷과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약 7억달러에서 2030년 약 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SK하이닉스·SK실트론 등 그룹 내 관련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2011년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를 인수해낸 것처럼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과감한 투자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어려운 업황에도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단할 수 있는 오너 리더쉽이 다시 한 번 발휘됐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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