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경영 무색…도로공사, 올해도 산재 사망자 줄이기 '빨간불'

시간 입력 2021-06-03 07:00:06 시간 수정 2021-06-03 07: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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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까지 산재 사망사고 3건<br>2018년부터 매해 산재사고 감축 목표치 웃돌아


올 들어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3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도로공사는 수년째 자체적으로 산재사망 사고 감축 목표치를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으나, 번번히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공사의 '안전 경영' 활동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까지 공사의 발주공사 현장에서 총 3명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의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2018년 6명, 2019년 6명, 2020년 4명으로, 매년 3명 이상을 넘는다.

특히 올해의 경우 상반기부터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당초 공사는 올해 산재 사망자수를 3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연이은 사고가 터져나오면서 이 같은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남은 하반기를 감안하면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사의 산재 사망사고 건수가 매년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공사의 '2021년도 안전경영책임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는 2018년과 2019년에 사망사고를 4건 이내로 감축할 계획이었으나 2년 모두 사고 발생건수가 목표치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산재 사망자수는 4명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공사는 지난해 4월 김진숙 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안전경영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내걸었으나 산재 사망자수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무늬만 안전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사장은 취임과 함께 안전 경영을 4대 핵심 경영 방침으로 설정하고, 부사장 직속기구로 안전혁신처를 신설하기도 했다.

공사는 최근 5년 간 계속해서 산재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했거나 사고 발생 위험도가 높은 공공기관이어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이에 공사는 올해 산재 사망사고 예방 등을 위한 안전 관련 예산에 약 1조4496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올 연말까지 'EX-안전트레이닝센터'를 수도권, 중부권, 영남권, 호남권 등 전국 4개 권역으로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안전트레이닝센터는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 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실제 공사 현장을 본 떠 만든 교육장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안전경영책임보고서에 따른 사고 예방 대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오는 9월 중으로는 현장 실무 담당자들에게 건설공사 관련 법령상 의무적으로 정해진 점검 주기 등을 사전에 알려주는 안전업무 길라잡이 앱 보급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전등급제는 공공기관의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종합 진단한 뒤 총 5단계로 나눠 안전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올해 총 9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기관별 안전관리 실적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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