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에 놀랐나"…시중은행 ‘앱 통합’ 나선 까닭

입력 2021-10-25 07:00:07 수정 2021-10-24 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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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슈퍼앱’ 전략, 고객 눈길 끌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령층 디지털 친숙도 커져
KB금융, 이달 중 ‘KB 뉴 스타뱅킹’ 프로젝트 마무리

주요 은행·뱅킹서비스 앱 중복 사용 현황. <자료=아이지에이웍스>

국내 금융사들이 서비스별로 난립한 애플리케이션(앱)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쏘아 올린 ‘슈퍼 앱’ 전략에서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의 ‘원 앱’ 전략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단순함을 무기로 비대면 점유율을 높여가면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22년 ‘금융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자료를 인용, 지난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시중은행 앱 사용자의 30~40%는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앱을 중복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4050세대로 인터넷전문은행 고객 저변이 확대되고, 시중은행과의 앱교차 사용이 일반화됐다”며 “은행권의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 시도와 코로나19 이후 중년 및 고령층의 디지털 친숙도 증가로 인해 비대면 채널의 이용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이후 5일 만에 100만명 이상이 계좌를 개설했고, 지난 8월 말 기준 고객수 1700만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8월까지 가입한 전체 신규 계좌개설 고객의 약 50%가 40대 이상으로 전 연령층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빅테크 기업은 전통 금융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교통, 쇼핑, 검색 등 생활금융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며 사용자의 일상과 관련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출범한 토스뱅크 역시 기존 앱 ‘토스’에 은행과 보험, 증권 서비스 등을 한 데 묶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토스가 기존에 보유한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고스란히 은행 서비스로 끌어들여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안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기존 금융사 앱의 경우 ‘많아도 너무 많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일례로 구글플레이에서 KB국민은행으로 앱을 검색하면 20개의 관련 앱이 나온다. 자산관리, 부동산, 통합인증, 원격지원 등 종류도 다양하다.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환경) 편의성과 앱 구동 속도 면에서도 인터넷은행의 앱보다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플레이 내 KB국민은행 관련 앱.<사진=구글플레이 갈무리>

이에 기존 금융사들은 대대적인 앱 통합과 개편 작업에 나섰다.

KB금융은 ‘KB 뉴 스타뱅킹’ 프로젝트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각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제공해 그룹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종합금융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B모바일인증서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국민은행은 공인인증서(현 공동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KB모바일인증서를 자체 개발했다. 현재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 최종사업자에 선정돼 올해 초부터 ‘국세청 홈택스’, ‘정부24’를 시작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위택스’, ‘복지로’ 등에서도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한 간편인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모바일 전용 인프라 기반을 구축해 속도를 개선하고 향후 채널·서비스 확장이 KB 스타뱅킹의 속도와 안정성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편의성을 강화하겠다”며 “리브부동산, KB차차차, 헬스케어 등 비금융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금융과 생활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2018년 기능별로 흩어져 있던 6개 금융앱을 ‘쏠(SOL)’ 하나로 통합했다. 통합 이후 이용 고객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쏠의 MAU는 2018년 말 438만명에서 2019년 559만명, 2020년 685만명, 2021년 상반기 748만명으로 늘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별 어떠한 스마트앱에 접속하더라도 다른 자회사의 자산현황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우리원(WON)투게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7개 앱을 NH스마트뱅킹, NH기업스마트뱅킹, 올원뱅크 등 3개의 앱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시중은행들이 ‘다양한 서비스 분야’, ‘앱 구동 속도’ 등을 이유로 플랫폼 통합에 난색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터넷은행의 출현과 비대면 금융의 확산으로 시중은행들은 IT 인력을 충원하고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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