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폭탄에 '월세 가속화'…가격도 급등

시간 입력 2021-12-08 07:00:07 시간 수정 2021-12-08 09: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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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월세지수 역대 최고
월세 전환하거나 월세 올려 보유세 부담 상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늘면서 연쇄효과로 서울 부동산 시장 월세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부세 부담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들이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기존 3.2%에서 최고 6%로 올렸으며 지난달 고지서가 발송됐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월세를 포함한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만9620건으로 지난해 동기 5만5003건보다 8.4%(4617건) 증가했다. 이는 1~11월 기준 사상 최고치다. 

임대차3법에 따라 당분간 전세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고, 종부세 부담까지 커지자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0만4023건으로 작년 12만3639건 대비 15.9%(1만916건) 감소했다. 

월세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종부세 부담에 집주인이 월세를 올린 경우도 있지만,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 월간시계열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의 월세지수는 108.6을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0.75%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5.79%포인트 오른 수치다. KB부동산 통계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이기도 하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중형(전용 95.86m²)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월세지수는 평균적인 월세가격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다. 기준 시점이 되는 2019년 1월을 100으로 놓고, 평균 월세에 얼마큼 변동이 있었는 지를 보여준다. 이 월세지수는 작년 8월까지만 해도 100.4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104.1 △2월 104.9 △3월 105.3 △4월 105.5 △5월 105.8 △6월 106.1 △7월 106.4 △8월 107.0 △9월 107.6 △10월 107.8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성희헌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성희헌 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종부세 부담이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8만명 증가했다. 고지세액은 5조7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3조9000억원 늘었다. 한 사람 당 평균 납부액은 601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인당 납부액 추정치 269만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서울 주택 소유자 5명 중 1명은 올해 종부세 대상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 소유자 대비 종부세 납부자 비율은 올해 18.6%를 기록했다. 5년 전인 6.2%보다 3배 수준 늘었다. 이 비율은 2019년 11.5%로 처음 10%를 넘긴 뒤 작년 15.2%까지 상승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급등으로 매도 의사가 있어도 양도소득세율이 최대 70%에 달하기 때문에 이 마저 쉽지 않다"며 "집을 보유할수록 당장 종부세 납부에 따른 손실이 누적되기 때문에 결국 전세를 월세로 돌려 보유세 부담을 막는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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