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주주 2대 주주로…리바트·지누스 닮은꼴

시간 입력 2022-03-24 07:00:12 시간 수정 2022-03-23 16:51:1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현대백화점 최대주주…이윤재 회장 지분 6.8% 확보
심재형 사장 공동 대표 추대…"상호 신뢰 끈끈"
현대리바트 M&A와 비슷한점 많아

현대백화점이 지누스의 최대주주에 올라선 이후에도 이윤재 회장이 2대 주주로 남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지누스 M&A(인수합병)는 과거 현대그린푸드가 리바트를 인수할 당시를 떠올리게 해 이목을 끈다.

2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22일 이윤재 회장 등 5인이 보유한 지누스 주식 474만135주을 넘겨 받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신주 143만1981주도 취득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지분 35.8%을 소유하게 됐다.

기업결합 신고까지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이 회장이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지 않았단 점이다. 이를 감안해 3자 배정 증자 규모를 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의 잔여 주식은 117만7448주로, 증자까지 고려한 이 회장의 지분은 6.8%로 2대 주주 지위를 얻게 된다. 이 회장 다음으로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6.6%)이 있다.

작년 지누스는 SK네트웍스와도 접촉했다. 당시 지누스는 최대주주의 일부 지분 매각과 자금 조달을 원했다.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결렬됐다.

현대백화점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이 회장은 주주권한 뿐만 아니라 이사회 의장직도 유지한다. 지누스 측은 "이윤재 회장의 가족이 그간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투자 유치는 불확실했던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번 지누스는 현대리바트 인수 당시와 유사한 점이 많다.

현대리바트의 최대주주는 현대그린푸드(41.2%)다. 현대그린푸드는 인수 전부터 리바트의 주요 주주였다. 2008년 단순 투자 명목으로 리바트 지분 4.64%를 확보했다. 이듬해 현대홈쇼핑도 리바트에 투자했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이 리바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2011년이다. 양사 합해 25.2%를 확보하는 한편, 경규한 전 대표를 2대 주주로 둬 주주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다만 이는 당시 리바트가 적대적 M&A에 시달리고 있던 특수한 배경이 작용했다.

경 전 대표를 비롯해 정보영 전 부사장 등 기존 리바트 경영진도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임기 만료와 지분 매각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지누스 역시 기존 임원들은 이동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에서 관리를 총괄하는 심재형 사장은 공동 대표를 맡기로 했다. 지누스 측은 "현대백화점 그룹이 기존 지누스 경영진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것은 지누스 임직원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