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시장에 ‘K-금융’ 심나…신한銀 진출 25년, 농협도 개척 나서

시간 입력 2022-04-11 17:52:22 시간 수정 2022-04-11 17: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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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신한은행 진출 이후 5개 은행 지점 보유
국내 기업 진출 잇따르며 금융계 진출도 함께 성장
농협은행도 진출 준비 중…우리은행은 현지법인 설립 목표

국내 시중은행이 전체 이익 중 미미한 수준에 머무른 실적에도 인도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에 힘입어 차츰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늘면서 금융 업무 수요도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도진출 은행들은 현지에서 기업금융에 주력하면서 인도 진출 기업의 정착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은행의 인도 진출이 25주년을 맞은 만큼 현지 금융시스템 지원도 나서고 있다.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인도시장 특성에 맞춰 모바일 플랫폼 신기술 보급에도 기여하고 있다.

1996년 신한은행 이후 끊이지 않는 진출 러시…농협은행도 합류 예정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서 지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은 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은행 등이다.

가장 먼저 인도 땅을 밟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지난 1996년 인도 뭄바이에 첫 지점을 낸 신한은행은 현재 6개의 현지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법인은 없고 본부만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에서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2개 지점,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1개씩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은행 중 아직 현지 법인을 낸 곳은 없기에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기업활동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대부분 역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은 인도에서 58억3000만원의 영업수익을 내 전년 139억4300만원 대비 58.2%나 감소했다. 타 은행들은 공식적으로 인도 내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다른 해외 진출국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들의 ‘인도 러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인도시장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하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인도는 현재 글로벌 금융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이를 반영하듯 인도 시장에 대한 외국자본의 진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외국인투자(FDI)는 2020년에 8197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유입된 외국인 투자 금액은 42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 기간에 비해 4% 더 증가했다.

이중 한국 기업의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은행들의 영업 확장을 멈출 수 없게 하는 이유다. 아직 인도에 진출하지 않은 NH농협은행도 연내 오픈을 목표로 지난 3월 인도 중앙은행에게 노이다 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농협은행은 인도 진출을 위해 코로나19가 인도를 덮쳤을 때 현지 적십자사에 산소발생기 기부, 현지 협동조합 조직과의 협력관계 유지 등 ESG 경영 차원에서 공을 들여 왔다는 설명이다.

이미 인도에 진출해 있는 우리은행도 현지 조직 확장을 위해 수 년째 노력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인도 내 3개 지점을 추가 개점하는 안을 결의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3개 지점 개점 준비 작업 중에 있으며 개점 시기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현지 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이 인도 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가 된다.

국내 기업 인도 진출 따른 금융 진출…모바일 플랫폼으로 ‘IT강국’ 인도 현지 공략

이처럼 국내 은행의 인도시장 실적은 아직까지 유의미한 수치로 증명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진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발간한 ‘2022년 인도 투자실무가이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인도 투자액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난 2016년 3억3700만달러에서 2020년 6억25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KOTRA 보고서는 “2020년 인도가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기아자동차, 삼성전자가 인도 내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며 “모디 정부의 주요 프로젝트인 ‘Make in India’ 아래 생산연계 프로젝트, 수출지원제도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현지 생산을 장려하면서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한 국내 금융기관의 진출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IT 강국’인 만큼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13억 인구 중 60%가 30대 이하 청년층으로 잠재 수요도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도 모바일 플랫폼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지 점포 개설에 한계가 따르는 만큼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현지 리테일 확장에 주목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 자사 모바일 플랫폼 ‘쏠(SOL)’의 인도 버전인 ‘쏠 인디아’를 출시하고 현지 디지털 금융시장에 도전장을 내놨다. 우리은행도 모바일 플랫폼인 ‘모비뱅크’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현지 정부의 다양한 외국인 투자 유치 지원책에 따라 우리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은행업계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서 K-금융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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