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자산 2조원에 막힌 ‘유리천장’…여성 사외이사 임명 갈려

시간 입력 2022-04-15 07:00:03 시간 수정 2022-04-14 18:05:1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여성 사외이사 12명으로 늘어…자본시장법 개정안 영향
2조 미만 롯데손보·흥국화재 여성 사외이사 미발탁

▲ⓒ

국내 보험사들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늘었다. 오는 8월 시행될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응하는 조치다. 다만 규제 요건인 자산총액 2조원에 포함되지 않은 보험사의 경우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1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이하 4월 1일 기준) 국내 상장사 2318곳(코넥스·스팩 제외)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 올해 보험사 12곳의 여성 사외이사는 총 10명으로 전년 말보다 3명 늘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성연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교수는 현대해상 사외이사, 금융위원회 금융 발전심의회 위원, 한국마케팅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사퇴한 조배숙 전 의원 자리에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영입했다. 허 교수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소비문화학회 학회장, 소비자정책교육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한화손해보험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교통상부 서기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인천대 법학부 교수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이밖에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등 4개 사는 기존 임기가 만료된 여성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코리안리의 여성 사외이사 임기는 아직 만료되지 않았다.

보험사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오는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법 제165조 20항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장 보험사 중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은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 등 2곳이다. 이들 회사는 자산총액 2조원 미만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금융권 전반적으로 ESG 경영이 확산하는 가운데, 의무 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정 성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경우 지배구조(G) 선진화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제도적 강제가 아닌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법적 규정을 통한 여성의 이사회 참여 확대는 기업 성과와 가치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며 “이는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