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둔촌주공…서울 곳곳서 분양 밀린다

시간 입력 2022-04-20 07:00:05 시간 수정 2022-04-19 17: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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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착공 2년여 만에 중단…공사비 두고 조합·시공사업단 갈등
신반포15차·잠실진주·대조1구역·이문1·3구역 등서 일정 잇달아 지연

올해 분양 최대어로 주목받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가 공사 중단으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해졌다. 뿐만 아니라 서초구 신반포15차, 송파구 잠실진주, 은평구 대조1구역, 동대문구 이문1·3구역 등도 공사비 갈등과 분양가 산정 이견 등으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 일정이 밀릴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 공급 물량은 2만5192가구(분양 8342가구)다. 1만2032가구(분양 4786가구) 규모의 둔촌주공을 비롯해, 지연이 예상되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 물량 포함 시 올해 계획에서 절반 가량의 공급이 밀릴 것으로 관측된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착공 2년여 만에 중단됐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지난 15일 현장의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했다. 이어 조합은 지난 16일 총회를 열어 이전 조합이 시공사업단과 맺었던 공사비 증액 계약과 관련한 의결 취소 안건을 가결했다.

양측 갈등의 주요 쟁점은 공사비 증액 계약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상가 공사 포함, 가구수 증가(1만1106가구→1만2032가구), 자재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5586억원 늘렸다. 이를 두고 조합 집행부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시공사업단은 적법한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

둔촌주공 외 서울의 다른 단지도 분양이 줄줄이 밀리고 있다.

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 재건축은 당초 올해 5월로 예정된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조합과 전 시공사였던 대우건설 간 계약 해지 법적 분쟁이 주 원인이다. 대우건설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건이 기각되면서 시공사 교체와 관련된 소송 문제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분양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신반포15차는 새 정부의 분양가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일반분양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조1구역 재개발 일정도 미뤄지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철거까지 완료했으나, 착공이 미뤄지면서 일반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진행이 더딘 주 원인은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관련 갈등 때문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공사비로 3.3㎡당 528만원을 제시했으나, 일부 조합원은 공사비가 과하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문1구역 재개발도 분양가 산정과 설계 변경 과정에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이문3구역은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를 맡았으나, 지난 1월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시공사 교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잠실진주 재건축은 공사 현장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발견되면서 분양 일정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유물 발굴조사가 완료된 곳이나 조사제외(문화재 미출토)구역에 대해서는 공사를 진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지역에서는 정비사업 이외의 대안을 찾기 어렵다"며 "예정됐던 공급 물량이 계속해서 밀리게 될 경우 전·월세까지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불안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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